Tue, July 23, 2024   
광야가 아름다운 것은

11/03/23       노승환 목사

광야가 아름다운 것은


오래전에 같은 노회에 속한 목사님들과 함께 목회자 계속 교육을 위한 성지연구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 자라신 곳, 사역하신 곳,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장소들을 나의 두 발로 걸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감격이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갈릴리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야곱이 천사와 씨름한 얍복 강에 손을 담가보았고 모세가 죽기 전에 올라 가나안땅을 바라보았던 느보산에 올라 펼쳐진 광경을 마음 사진에 찍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 가장 감동으로 와 닿은 순간은 바로 성경에 그렇게도 중요한 곳으로 강조되는 ‘광야’를 지날 때였습니다. 모든 것이 메말라 있고 돌덩이와 모래바람만 부는 황폐한 ‘광야’에 일직선으로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을 때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분께서 마이크를 잡으시더니 이런 표현을 하셨습니다.

 

“광야가 아름다운 것은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바로 그 유명한 ‘엔게디’에 도착했습니다. ‘엔게디’는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닐 때 도피하여 그곳 굴속에 숨었던 곳으로 우리에게는 이미 익숙한 지명입니다. ‘엔게디’란 ‘새끼 염소의 샘’이란 의미가 있는데 이 장소는 다윗과 관련이 깊어 ‘다윗의 샘’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였습니다. 그 주위에는 나무도, 풀들도, 동물들도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마실 물이 솟아나기에 사막의 기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엔게디 계곡’에 폭포가 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몇 시간을 끝도 없이 펼쳐진 광야를 달려오다 본 장면이기에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히브리어로 ‘광야’는 ‘미드바르’입니다. 히브리어로 ‘말씀’은 ‘다바르’입니다.

‘미드바르’의 동사형이 바로 ‘다바르’인 것입니다. 즉 ‘광야’와 ‘말씀을 듣는다’는 히브리어 단어는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씀을 듣다’라는 단어에서 ‘광야’란 단어가 파생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에서 ‘광야’는 늘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장소로 묘사됩니다.

‘광야’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이 그래서 ‘광야 체험’을 하면서 하나님을 깊게 만납니다.

‘광야’는 분명 메마른 곳이고 시험과 고난의 장소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광야’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광야’는 샘을 숨기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민 생활이라는 ‘광야 체험’을 하는 저희 모두가 이 사실을 꼭 기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희의 메마른 광야 같은 삶 가운데 ‘교회’는 ‘샘’입니다. ‘신앙’은 ‘오아시스’입니다. ‘말씀’은 ‘생명’입니다. 

그렇기에 불 뱀과 전갈이 우글거리는 광야이지만 함께 가시지요. 

바싹 말라 갈라진 땅에 모래바람이 불어 입안이 서걱거리는 광야이지만 함께 가시지요.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그곳이지만 그래도 힘내서 함께 가시지요. 

성경 시대나 지금이나 여전히 ‘광야’는 ‘아름다운’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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