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세월이 더욱 화살같이 날아감을 느낍니다. 한주간 남긴 큰 잔치를 앞두고 저는 그냥 별다르게 하는 일 없이 안팎으로 손님들 대접에 더 긴장하고 있는 탓일지요. 내가 어렸을 적 우리집 안에서 하던 그런 잔치준비도 필요하지 않아 사실 신부 엄마된 내가 해야 할 일도 별로 없지만 말입니다.
내가 자라온 나라가 아닌 이민 땅에서 딸 아이를 시집보내게 되니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태평양을 건너 날아오게 된 친정시댁식구들, 예식 장소가 세계적인 도시 뉴욕이니만큼 그들은 잔치 날에 앞서 시간여유를 갖고 여행 삼아 오시기는 했으나 아무튼 내 딸아이 결혼을 축하하러 오신 분들이라 내가 더 해 드려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그저 괜히 내가 해야 할 일이 뭔가 생각하면서 긴장한 탓인지(?) 내게 문제가 있는 갑상선이 더 커지고 피부 트러블도 있는 것 같아 예식 날 한복을 입고 무조건 예뻐야 하는 나는 걱정도 되고 딸아이 보내는 섭섭함도 함께 겹쳐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우리 교회식구들까지도 딸아이를 보내는 마음이 섭섭하고 흥분되는지 예식 전 마지막주일인 주일에는 딸아이와 한국 손님들을 위해 야외예배를 드리게 되어 그래서인지 기쁘고 신나야 할 내 마음은 더 우울하고 복잡했답니다.
나름 사명감을 갖고 섬기던 교회와 부모를 떠나는 딸 아이 마음은 어떠할는지, 성인이 되어 하나님의 계획가운데 때가 되니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을 만나 새 살림을 시작하게 되는 딸아이는 지금은 사랑에 눈이 멀어 서로의 흠을 못보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도 실상은 착잡하지 않을지... 때때로 믿음없는 사람같이 오만가지 걱정을 습관처럼 하는 나는 또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 괜한 염려일 뿐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한 가정을 이루는 그 아이들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중보기도의 지원을 받으며 시작하면서 또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있음에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잘 살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걱정이 많은 나는 또 한국의 가족들까지 오시고 잔치 날이 다가오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걱정되는 것이 있는데요. 내가 보기에는 예식장으로 지정된 교회가 처음에는 무조건 감사하고 좋게 여기어 졌지만 생각할수록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보이지 않겠어요?
지정된 주차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또 예식보다 더 중요한 하객들을 위한 식사 대접을 하게 되는 교회식당이 보기에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를 아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또 우리 목사님의 수고로 아주 멋있고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니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그날 하루 되어지는 모든 일에 무조건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름다운 결혼식을 시작으로 하나님을 잘 섬기는 행복한 가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인 줄 믿습니다. 또 딸아이에게서 일생일대에 가장 중요한 이 잔치를 준비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가 먼저 배려하고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도 중요한 일 일텐데.
여러 방면에서 부족하고 걱정 투성이인 저를 보고 계시는 주님, 아시지요? 시간 시간마다 도와주실 주님만 바라겠습니다.
이영미 (뉴욕효성침례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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