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 June 9, 2023    전자신문보기

06/10/16       장현숙 목사

나이테

DownloadFile: Untitled.jpg



나이테

                              장 현숙




눈 내리는 산위 홀로 서서
밤새도록 온몸으로 눈을 맞으면서도  
나무는 말이 없습니다.

마지막 한 잎마저 잃어버린 비-인 가지를
바람이 세차게 흔들어대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수액조차 거두어진 마른가지 위로
감당할 수 없는 눈의 무게에 가지가 꺾여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무는 추운 겨울을 지나
다가올 봄의 그윽한 미풍을 그리며
부활의 꿈을 꿉니다.

희망이 끊어진 자리에서
노오란 개나리와 첫인사하며
무지개 깃털을 가진 새들 날아와 만남을 축복하고
아카시아 향기에 벌들이 춤을 추는 환상을 봅니다.

마지막 가지마저 잃었을 때
노목(老木)은 청명한 하늘의 궁휼을 의심할 수 없어
풍성했던 지난날의 소산을 추억하며
그루터기의 아름다운 진리로 회복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긴 겨울은
허락된 창조주의 목적 있는 고난이기에
노목(老木)에게 부어주실 인 치심을 기다립니다.

바로 그때
전에 알지 못했던 수액의 충만함이
뿌리와 온 가지까지 차오릅니다.

나무의 가운데로 이어지는 하나의 원
그것은 하나님의 인 치심 나이테,
믿음의 나이를 인정한 창조주의 한 획입니다.
 
언젠가 추운 겨울도 바람도 눈도
노목(老木)의 황홀한 꿈을 깰 수 없어
스스로 떠날 때가 옵니다.

사랑이 사라져가는 외로운 빈들에서
잊혀져가는 나무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흰 눈은
축복의 인 치심을 위한 하나님의 연단입니다.

환경을 넘어 만물의 주권에 순종한
노목(老木)의 주름 같은 그루터기 한 가운데로 이어진
원형의 선, 나이테 그것은 하나님의 상급입니다.

백발이 되어 겨울눈을 맞으며
우리가 부활의 꿈을 꿀 수 있다면
화려한 나이테를 꿈꾸어도 좋습니다.

세월 따라 늘어나는 우리의 나이테는
하늘에서 내려주신
세상을 이긴 증거입니다.
 
노목(老木)의 나이테가
청춘목(靑春木)보다 아름다움은
믿음의 인 치심을 받은 연륜(年輪)때문입니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온 노목(老木)의 외길
그 좁은 길을 독수리처럼 날아가리니
푸르른 나이테의 꿈으로 완주(完走)합니다.


-  하나님 나라를 위해 평생 헌신하신 원로성직자들의 지나온 목회의 길을 기리며, 지나온 여정을 나무(노목:老木)에 비유한 축시(祝詩) -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63-15 Depot Rd. #2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