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 August 6, 2020    전자신문보기
무엇이 문제인가?

06/10/16       이계자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5월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 강남역 부근에 있는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피해자는 피의자와 전혀 알지 못하는 23세의 여성으로 1층에 있는 술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2층에 있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올라 갔다가 그곳에서 흉기를 들고 2시간이나 서 있던 피의자 김 아무개(남, 34세)와 마주치게 되면서 끔찍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요즘 흔히 발생하고 있는 일종의 ‘묻지마 범행’이라고 보도되었다. 자신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을 일방적인 범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의자가 2014년까지 서울에 있는 한 신학교에 다녔던 목회자 지망생이었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 한 켠이 ‘덜겅’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5명의 프로 파일러를 투입하여 피의자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은 ‘여성혐오에서 비롯된 범죄’라기 보다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지었다. 다른 형제와 자매 없이 외동아들로 자란 피의자는 사춘기 시절 앉고 서는 행동을 반복하고, 대인기피증을 보이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왔고, “누군가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는 등의 피해망상증에 시달려 온 조현병(정신분열증)환자로 6번이나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병력도 있었다고 한다. 약물치료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으니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이 사건에 앞서 발생한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사건’ 또한 뉴스를 전해들은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안산 단원 경찰서 수사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피의자 조성호(30세)는 4월 13일 평소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던 최 모씨(40세)가 술에 취한 것을 알고 그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해 둔 둔기로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대부도 일대에 유기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피해자 최 모씨가 자기보다 10살 어린 자신을 무시하면서 “청소도 안 해 놓고, 말고 안 듣고, 네가 이러고 사는 거 보니 네 부모는 어떨지 뻔하다.” “너 같은 00를 낳아 준 부모는 너보다 더 심한 000다.” 등 자주 폭언을 하면서 부모님을 들먹이는 데 분개하여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철없는 사춘기 청소년도 아니고, 서른 살, 서른 네 살이나 된 성인(成人)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마음 속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남의 소중한 생명을 해친 그들, 그들은 피해자 한 사람만 해친 것이 아니고 그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삶에도, 이 비극의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던 시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충격을 남긴 중(重) 범죄자가 되고 말았다. 피의자들 역시 앞 길이 구 만리 같은 젊은이들인데 어쩌다 ‘범죄자’라는 부끄러운 이름표를 평생 달고 살게 되었단 말인가!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Karl Menninger)는 어린 시절에 ‘기본적 필요(존 드레셔는 ‘중요감, 안정감, 수용감,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 칭찬, 훈육, 그리고 하나님’ 이라고 했다)’가 채워지지 않으면 둘 중의 한 방향을 택하게 되는데 하나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 되는 경우로서 ‘도피 반응’ 이라고 하며, 다른 하나는, 남에 대해 공격적인 성격이 되는 것인데 이것을 ‘도전 반응’ 이라고 하였다. 다행히도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제 때 읽어줄 수 있으면 그런대로 큰 문제없이 자라가지만, 아이들이 받는 고통이 적절히 발산 되거나 해소되지 못하면 그것은 그대로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둥지를 틀고 있다가 언제든지 탈출구가 생기면 그곳을 통하여 무서운 독소를 뿜어내게 되는 것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그들도 자기 부모에겐 소중한 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사랑 받으며 자라지 않았을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부모가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관심 받지 못하고 자란 아들이었을지 모른다. 유전적인 문제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성장하는 동안에 경험한 부정적인 상처(트라우마)의 결과 때문일 수도 있다. 사춘기 시절부터 보인 문제의 성향들, 생활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보살핌과 적절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되지 못했기에 이런 끔찍한 범죄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을 지 모른다. 물론, 그들이 저지른 극악한 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민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가정의 자녀들은 어떠한가? 가족의 아픔을 일일이 드러낼 수 없어서 입 다물고 있을 뿐 이민 가정의 자녀들 가운데도 문제는 많다. 소위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잡지 못하고 빈둥거리며 지내는 자녀,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못하는 자녀, 부모로부터 독립할 엄두를 못 내어 빌 붙어사는 자녀, 약물이나 게임에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자녀, 집을 떠나 대학에 갔지만 학업 대신 파티에 열중하다가 집으로 쫓겨 온 자녀, 부모와의 갈등이나 마음의 상처를 해결하지 못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자녀 등 문제를 안고 신음하고 있는 가정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자녀에게 있는 문제는 대부분 가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부모들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사건들은 부모인 우리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경종(警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남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매일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만 수시 점검이 필요한 건 아니다. 가정이 건강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지 수시로 점검하고 정비해야 한다. 깊은 상처가 있다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할 것이고, 가벼운 상처라면 약을 바르는 정도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이렇게 중요한 곳이다. 부부만이 아니라 자녀의 인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도 가정을 지켜야 한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들에게 어떤 준비(무장)가 필요한지를 알고 미리 준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어느덧 20대의 청년으로 자라버린 두 아들을 둔 엄마로서 필자는 요즘 주변에 있는 아들 또래의 청년들에게 시선이 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계속하는 청년들, 짝을 찾아 이미 결혼을 한 청년들, 이런 저런 이유에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청년들, 아직도 철없는 사춘기 아이들처럼 살아가는 청년들… 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 보아왔던 그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 오버 랩(overwrap) 된다. 놀라운 것은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받은 영향들이 지금 그들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삶과 신앙교육이 자녀들 인생의 교과서인 셈이다.

건강하게 자란 그리스도인 청년들의 삶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아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과 그리스도인으로 세상 속에 살면서 모든 일에 규준이 되어 주는 ‘성경적 가치관’, 그리고 인생의 목표가 ‘나를 위한 성공’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품고 달려간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험하고 어두워 진다 해도 가정과 교회 안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이 영적으로 무장된 그리스도의 군사로 세워질 수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부모 된 우리는 오늘도 자녀를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겸손하게 엎드려 기도하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

이계자(뉴욕광염교회 사모)

  

페이팔로 후원하기

댓글달기 (100자이내)

내용:

0 자   

댓글(0개)

 ...  
인기 기사
최신 댓글

204 -39 45th Rd. #2Fl. Bayside, NY 11361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