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 July 17, 2024   
J를 돌보시는 하나님 이야기 (3)

06/14/24       이계자

J를 돌보시는 하나님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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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6일, 미 전역을 흔들어 놓은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인 이민자 가정의 아들인 대학생 조승희가 일으켰던 ‘버지니아 텍(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총기 난사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는 3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29명이 부상을 당해야 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불행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J가 가지고 있는 장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뉴욕에 있는 공립학교들에도 특별한 지침이 내려졌다. 학교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학생들을 빨리 찾아내어 개인 상담을 실시하라는 것이었다.  

어느 날, <비지팅 널스(Visiting Nurse: 방문 간호사)>라는 기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담당자는 J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으면서, 자신들이 집으로 방문할 터이니 날짜를 정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뭐가 어떻게 된 일이지 몰라 주저하다가 “기왕에 연락이 왔으니 도움을 요청해 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약속을 잡았다. 당일, 여자 간호사 두 명과 통역을 위한 60대 한인 아저씨가 방문을 했다. 필자 내외는 J에게 발달상의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정확한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J가 다니고 있던 학교의 학부모(심리학자)가 그 학교에 교생실습을 나왔던 한인 대학원생의 부탁을 받고 <비지팅 널스>로 연락을 하여 J를 연결해 준 것이었다. 

몇 날이 못 되어 <The Child Center of NY – Asian Outreach Program>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 상담 받으려고 줄을 서 있는 아이들이 많은 데 J가 급하다고 해서 먼저 연락을 하게 되었노라고 했다. J의 문제를 안고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한 채 기도하고 있었던 우리 가족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즉시 응답해 주신 것이었다. 필자는 J를 데리고 예약된 날에 상담소를 찾아갔다. 이후 12주간 동안 J는 평가(Evaluation)가 포함된 상담을 받을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J가 보인 증상은 발달장애에 해당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판명이 되었다. “발달장애란, 어느 특정 질환 또는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 의사소통, 인지발달의 지연과 이상을 특징으로 하고, 제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못한 상태를 모두 지칭한다(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그러나2013년 5월 DSM-Ⅴ가 발행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ASD))’속에 포함되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초기 아동기부터 상호교환적인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지속적인 손상을 보이는 한편 행동 패턴, 관심사 및 활동의 범위가 한정되고 반복된 것이 특징인 신경 발달 장애의 한 범주이다(국립나주병원 홈페이지).”

J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짙은 안개가 조금씩 걷혀가는 느낌이었다. 필자 내외는 사립학교에서의 7학년 과정을 마친 J를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공립학교로의 전학이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으로서 필요한 도움을 받으려면 그 길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8학년으로 전학을 하니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반가웠다. 음악이나 미술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을 같은 반에서 배우는 반에 배정이 되었다. ‘ELL(English Language Learner)’이라 불리는 반이었다. J의 학부모가 된 필자는 학교에 드나드는 날이 많아졌다. “부모라도 이렇게 열심을 내기 힘든데 이모가 대단하시네요.” 학교 선생님들의 격려는 필자의 발걸음에 힘을 더해 주었다. 

8학년을 무난히 마치고, 지역 고등학교(zone school)에 진학하게 된 J 를 보니 한편으로 기특하기도 했지만, 교육체계가 다른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J는 발달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스페셜 클래스에 배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학생처럼 과목마다 교실을 바꾸어 다니며 수업을 들어야 하는 데, 행동이 재빠르지 못한 J 가 잘 적응할지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J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J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어 함께 지내는 데는 예상하지 못한 불편과 어려움이 많았다. 어디 우리 가족만 불편했을까? 자기 집이 아닌 이모 집에서, 한국에 있는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지냈던 것과 달리 많은 부분에서 다른 이모네 집 생활에 적응하는 데는 J또한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장애가 있는 식구와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루나 이틀, 한 달이나 일년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함께 지내야 하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은혜 주심과 용서하심, 그리고 도우심’ 없이는 감당해 내기가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한계를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우리로 하여금 먼저 기도하게 하셨다. 그리고 나면 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길이 우리 앞에 열리는 것을 번번이 경험할 수 있었다. 

 

☞ 다음 호 칼럼에 네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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