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 July 17, 2024   
아버지 날을 기억

06/14/24       김금옥 목사

아버지 날을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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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6월이 되면 기억하는 날이 있다. 흑인들의 노예 종말을 기념하는 연방정부가 제정한 휴일인 준틴스데이와 아버지 날이다.  6월 셋째 주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필자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기자기 하지는 않으나 한 가정의 가장으로 부부가 사이 좋고 자녀들에게 책임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성장했다. 오래 전 지금은 공산 치하가 된 고향 평안북도 선천에 거주할 때 아버지는 언니가  다니던 학교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셨다. 뿐인가 아버지는 당시 어린 필자를 자전거 앞에 태우고 다니셨다.  

북한 땅이 공산화가 되어 공산당의 지배를 피해 서울로 피난내려 올 때 아버지는 가족을 두 팀으로 나누어 먼저 필자를 비롯한 아이들을 먼저 내려보냈고 그 후 어머니를 비롯한 어른들과 함께 남하했다. 서울에 내려와서는 자녀들을 먼저 학교에 등록시켰고, 집을 구하고, 생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가족들을 챙겼는데 그런 모습은 그 후 한국동란 때도, 1.4후퇴 때도, 환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의과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수련의로 병원에 근무할 때도 아버지의 믿음이 가득한 눈길을 느꼈다. 필자에게 아버지는 그런 존재였다. 필자는 도미하기 전날 밤 부모님의 방에서 자고 다음 날 미국으로 떠났다. 

우리들 형제 뿐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쟁 후 오랫동안 이어졌다. 아버지는 당신이 회장으로 계셨던 번영회의 젊은 회원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셨는데, 그들의 결혼 주례를 많이 섰다. 그들은 마치 그네들의 친부를 찾듯 찾아왔던 것을 기억한다. 그들 신혼 부부들은 결혼 선물로 아버지에게서 글을 받아가시곤 하셨는데 한학을 공부하신 아버지는 한문에 능통하시고 쓰기도 잘하셨다. 

“그리스인 조르바” 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1960’ 년 초에 제작된 영화다. 내용은 1930년 경 그리스가  터키의 박해를 받던 때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주인공 조르바와 한 젊은 지식인 버질이 만나 크레테 섬에서 같이 일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두 사람이 각자의 장소로 떠나기 전 버질이 춤을 가르쳐 줄 것을 요청했고 조르바는 그에게 춤을 알려준다. 자신의 바보같은 춤 사위에 청년은 크게 웃고 두 남자가 열정적으로 해변에서 춤추는 장면인데 이 마지막 장면을 안소니퀸과 청년이 연기했다. 유명 배우인 안소니퀸에 대한 인기는 군중들 앞에 설 때 그를 환영하는 모습에서 볼 수있다. 그가 조르바 춤을 추기 전 상의와 넥타이를 벗는 모습을 보며 군중들은 좋아라 소리를 지르고 환호했는데 마치 자녀들이 아버지를 보며 신난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가 한 손으로 땅을 치는 장면, 어깨 동무하고 추는 춤을 보면서 남녀 모두들 큰 소리로 합창을 했다. 그를 바라보는 군중들의 눈길을 보며 아버지가 자랑스러우면 자식들은 저런 모습을 보일 것 이라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다 받아주는 아버지, 그 앞에 서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아버지, 나를 알아주는 아버지, 아마도 그 모습 그 동작을 보면서 잊었던 아버지와의 기억을 되살린 것일지도 몰랐다.

아버지와의 좋은 기억을 가진 이들은 축복받은 분들이다. 상담을 통해서 필자는 아버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 이는 자신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하고 누군가는 얼음같이 냉정하고 회피하던 아버지, 아버지에게 무섭게 꾸중 듣고 맞았다는 기억만 가진 이들도 있었다. 아니면 무관심 하든지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 자녀들이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아 자녀들을 힘들게 한 아버지도 있었다.

아버지와의 좋은 관계의 기억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곧 미국의 학교는 긴 여름 방학에 들어간다. 대개의 자녀들은 기억한다. 9월 학교에 돌아가면 여름에 어떻게 지냈는지  말할 것이다. 필자가 한  소년에게 친구들에게 말할 것이 있는가 질문했는데 자기는 아무 계획도 할 말도 없다고 말해서 아버지가 충격을 받았다. (후기: 그 여름 이 소년은 처음으로 가족과 같이 1주일간 비치에 다녀왔다.)

가족의 관계는 서로 믿고 신실해야 한다. 신실한 관계는 부부가, 자녀와 부모가, 자녀들이  서로 믿고 기댈 수있을 때이다. 신실함은 하나님의 성품 가운데 하나인데 주님은 그의 백성들이 주님에게, 서로에게 신실하고 충성되기를 바라신다. 필자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저와 우리 형제들에게 신실하셨고 우리를 믿어주신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를 필자는 이곳 미국에서 생각했다. 필자가 너무 일찍 미국에 와서 아버지에게 효도할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 아쉬웠다. 작년에 처음으로 아버지 기일에 맞춰 한국에 나가 친정 가족들과 같이 기일을 보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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