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안, 기숙사에서 돌아온 아들과 자동차를 쉐어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보단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일단 훨씬 경제적이고, 서로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라이드를 해줘야 할지, 라이드를 받아야 할지 등등 바쁜 일상 중에도 마주보고 서로 의논할 수 있어서 또 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아들이 자동 플레이 해놓은 노래 중에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라는 노래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가수가 직접 작사한 듯한 노랫말로, 어린 시절 혼자 지낸 가슴 아픈 사연, 부모님을 향한 따뜻한 사연들이 있고, 중간 중간, ‘행복하자~아,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라는 노랫말이 나옵니다. 가사가 마음을 감동시켜서 그 노래가 흘러가고 나서도 계속 ‘행복하자~아,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라고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아프지 말고~’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행복의 조건입니다.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쁘게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병나지 않을 만큼만 열심을 다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때때로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석하는 마음이 문제가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일찍이 벤자민 프랭클린은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만큼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 라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나친 걱정(스트레스)이 병을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굳어진 질병이 ‘건강염려증’입니다.
질병불안장애(Illness Anxiety Disorder)에 속하는, 건강염려증(Hypochondria)은 신경증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입니다.
이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에 매우 예민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이나 통증 등에도 과잉반응하고, 늘 불안해하면서 병원을 찾아다닙니다.
예를 들면, 가벼운 복통이나 통증을 만나도 '혹시 암?' 같은 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건강염려증을 가진 내담자들은 계속해서 위궤양이나 암 등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일 수 있다는 정보들만 취사선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정보의 양이나 사례가 훨씬 많은, 단순 소화불량이나 신경성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들으려 하지 않고, 최악의 시나리오만 상상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병에 대해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병원에서 갖가지 검사를 해본 후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해도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의사 자격을 의심합니다. 또한 자신이 찾아낸 정보로 내린 자가진단을 맹신해버려서, 다른 병원에 가서도 자신이 내린 진단에 맞는 진단을 내려주는 의사를 만날 때까지 여러 의사를 전전하게 됩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랑들을 통칭, 사이버 콘드리아(Cyber-chondria)라고 부릅니다. 사이버 공간의 의료 정보만 믿고 의사의 진단을 불신하는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의사도 신이 아닌지라 오진을 내릴 수 있고, 치료를 받다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병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증상의 사람들은 아예 처음부터 자기 자신이 왜곡 입력한 부정확한 정보를 맹신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이 미리 자가진단을 내린 채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의사의 진단 자체를 거부한다는 것은 큰 위험성을 야기합니다. 계속 진행될 경우 심각한 정신 질환이 되기도 합니다.
어떠한 신체증상이든 의학적인 진찰과 검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신중한 진찰과 중요한 의학적 검사를 거친 후에도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다고 한다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건강염려증의 내담자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검사 결과, 의사의 소견이 없는 것에 억울해합니다. 어깨가 짓눌려서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허리를 펼 수 없이 아픈데,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되어 아무 것도 넘길 수가 없는데, 등등, 한마디로 죽을 것 같은데, 의사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해, 생리 조직 기관에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을 심인성질환(psychosomatic disease)이라고 합니다.
병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염려증에 걸리면, 급기야 병원에 가기도 전에 우울감에 빠져 일어날 기력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지속적 우울감은 육체적 쇠약으로 이어지고, 육체적 무력감은 다시 본격적인 우울증을 동반합니다. 몸과 마음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쉼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쉼은 마음과 몸의 불평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마음과 몸의 소리를 사랑의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평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서는 하루 6~8시간의 숙면이 필요합니다. 잘 자야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이 원활하게 분비됩니다. 세로토닌은 통증을 이겨내게 하고, 우울한 감정을 감사한 마음으로 바꿔줍니다.
오늘은 잠자기 전에, 날마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토닥 하며 ‘수고했어, 그만하면 됐어, 잘했어, 사랑해~’ 하며 지친 심신을 위로해 줘야겠습니다. 스스로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행복하자아~,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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