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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봄, 남가주의 햇살처럼 밝고 따뜻한 은혜가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 부활절 연합예배 가운데 가득했습니다.
먼 태평양 바다를 건너 한국에서 강사로 오신 박영은 목사님께서는 참석자들에게 작은 십자가를 선물로 건네주셨습니다. 손바닥에 꼭 쥘 수 있고, 목에 걸 수 있는 작은 십자가였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상징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자신을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자리이며 죄와 죽음을 끊어내신 하나님의 구원의 선언입니다.
그리고 부활절은 그 십자가의 완성입니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생명으로 이어진 하나님의 능력, 절망을 뚫고 다시 일어나게 하시는 하늘의 소망이 바로 부활입니다.
그날 받은 십자가를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한 가지 깨달음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이 십자가는 단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손에 쥐고 다닐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십자가가 내 마음에 새겨지는 것입니다. 목에 걸 수 있지만 더 깊은 의미는 내 삶이 십자가를 닮아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득 돌아보니, 나의 책상 위에도, Zoom 배경 화면 속에도 지인들에게 선물로 받은 십자가들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이지만 그 모든 십자가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내라.” 그래서 더 깊이 기도하게 됩니다. 이 십자가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깨우는 부르심이 되기를.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섬김과 사랑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예배였습니다. 원근 각처에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와 함께 예배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의 헌신 위에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이 머물렀습니다.
이른 시간부터 정성껏 준비된 음식들, 몇 시간을 끓여 깊은 맛으로 전해진 된장국과 싱그럽게 넘쳐났던 채소들 속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색을 입히고 꾸며 준비한 부활절 계란은 생명의 기쁨을 눈으로도 느끼게 해 주었고, 합창단의 아름다운 찬양은 하늘의 문을 여는 듯 우리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 모든 섬김 하나하나가 보이지 않는 예배의 향기로 하나님께 올려졌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분명합니다. 본질과 핵심을 가슴에 품고 다시 삶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십자가를 살아 내고, 부활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부활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유혹과 흔들림 속에서도 우리는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더 낮아지고, 더 온유해지고, 더 겸손해지는 삶. 그것이 십자가를 지는 삶이며 부활을 증거하는 삶입니다.
기도합니다.
십자가의 은혜가 남가주 위에 깊이 내려앉기를, 그리고 이 땅을 넘어 온 열방 위에 흘러가기를.
우리의 손에 쥔 작은 십자가가 결국 우리의 마음과 삶을 채우는 영원한 복음의 흔적이 되기를.
그래서 어디에 있든지 우리를 통해
십자가의 사랑과 부활의 생명이 밝고 빛나게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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