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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고 감 사세요!

11/26/16       박효숙

사과하고 감 사세요!


어느 신앙 좋은 권사님의 간증입니다. 어느 날, 사소한 가정사로 부부싸움을 격하게 하고, 화가 나서 덜컥 집을 나와 버렸는데, 막상 갈 곳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반찬이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마트에 들어섰는데, 스피커에서 “사과하고 감사하세요!”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크게 소리를 치더랍니다. 권사님은 갑자기 “예수님이 오셨나!” 하고 깜짝 놀라 소리 나는 곳으로 가까이 가보았더니 “사과하고 감 사세요!” 를 잘못 들은 거였다는 겁니다. 

갑자기 벌어진 엉뚱한 상황에 멍하니 서 있는데, 마음속에서 울림이 있더랍니다. 마음을 감싸는 따뜻한 온기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걸어서 마트에 올 수 있다는 것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남편이 살아 있어 싸울 수 있다는 사실 조차도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심리학자인 게리 채프먼과 제니퍼 토마스가 쓴 ‘사과의 다섯 가지 언어’ (The five languages of apology) 에 사과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관계를 회복하는데 있어 사과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발생한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종종, 사과한 사람은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상대방은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사과의 말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과는 유감을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명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과를 받는 사람이 진정성을 느끼고 마음이 풀어지게 됩니다. 

사과의 말 속에 진정성이 없을 경우, 사과는 때때로 비난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미안하다고 이야기할 때는 무엇이 미안한 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냥 “미안해”라고 하기보다는 “내가 약속을 까먹고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과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과를 할 때에는 앞으로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개선의 의지와 보상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당신의) 화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라고 앞으로의 실천 계획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사과는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나를 용서해 주겠니?”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과를 할 때 용서를 청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용서를 청함으로써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상대방이 나를 용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나 자신을 ‘잘못을 저지른 실패한 인간’으로 낙인찍힐 것 같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잘 알듯이, 용서를 구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용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해인 시인의 ‘용서의 계절’ 입니다. 

‘용서의 계절’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을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쓸데없이 허비한 당신을 용서해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이들에게 바쁜 것을 핑계 삼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듣는 일에 소홀하며 건성으로 지나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내가 어쩌다 도움을 청했을 때, 냉정하게 거절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남의 흉을 보고, 때로는 부풀려서 말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전달하고, 그것도 부족해 계속 못마땅한 눈길을 보낸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감사보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하고, 나의 탓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말을

교묘하게 되풀이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이해인 시인의 글을 전부 다 동의 할 수는 없지만,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을 통찰해 가는 절절한 마음이 들어 있어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 부족합니다. 이것이 우리 각자가 서로에게 ‘돕는 배필’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신의 부족을 깨달았을 때, 상대의 모자람을 덮어줄 수 있는 아량과 긍휼한 마음이 생깁니다. 사랑과 용서는 상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 밭에서 싹이 트기 때문입니다. 

네(상대) 생각도 옳고, 내 생각도 맞습니다. 서로 다를 뿐입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대개의 갈등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평가 하는 데에서 문제가 불거집니다.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욕심만 덜 낸다면, 먼 길 가는 우리들에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사과하고 감을 한보따리 사들고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 불쑥 사과를 내밀고, 씩~ 웃었을 권사님이 생각나 마음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녀의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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