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September 12, 2026   
그 이름, 우리 곁에 계신 하나님 ①

08/31/26       최재홍 목사

그 이름, 우리 곁에 계신 하나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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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우리 곁에 계신 하나님 ①

여호와 이레 (Jehovah Jireh)

하나님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준비하십니다

살다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시간을 지나온 적이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고,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기도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준비하고 계실까?” 그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기다리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조금 더 애쓰면 길이 열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그 일을 다시 돌아보니 조금 다른 것이 보였습니다. 내가 길이라고 생각했던 곳보다 먼저 하나님께서 길을 준비하고 계셨고, 내가 만나기 전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예비하고 계셨으며, 내가 필요를 깨닫기도 전에 하나님께서는 이미 그 필요를 알고 계셨습니다.

그때 마음에 오래 남은 말씀이 있습니다. “여호와 이레.” 하나님께서 준비하신다는 뜻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믿음은 모든 것을 미리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앞날을 다 알지 못해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은 이해하기 어려운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섭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에게 단순한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아들이었고, 하나님께서 약속으로 주신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 아들을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떠났다고 기록합니다.

모리아 산으로 가는 길에서 이삭이 묻습니다.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아브라함은 대답합니다.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아브라함은 무엇이 준비되어 있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산에 도착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손을 멈추게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한 숫양이 뿔이 수풀에 걸려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준비하신 제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숫양을 이삭 대신 번제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히브리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르에, (yir’eh)”입니다. 이 말은 “보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고, 살피시고, 아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호와 이레”는 단순히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준비하신다”는 뜻을 넘어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형편을 보시고 아시며, 필요한 것을 준비하신다는 고백입니다. 이것이 여호와 이레가 주는 깊은 위로입니다. 우리는 보아야 믿으려고 합니다. 준비된 것을 확인해야 안심합니다. 길이 보이면 걸어가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길을 모두 알지 못한 채 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숫양을 본 것은 모리아 산에 도착한 뒤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보기 전에 이미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지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지 않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아브라함에게 숫양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에도 하나님의 준비는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아직 만나지 않은 내일이 있습니다.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이 있고,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아직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미래를 모두 알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알고 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이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더욱 깊어집니다.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대신하여 숫양이 준비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들이 죽지 않고 대신 제물이 준비된 것입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준비하신 은혜를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죄의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선하게 살아도,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께 나아가는 구원의 길을 스스로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준비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우리가 만들 수 없었던 구원의 길을 하나님께서 친히 마련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호와 이레의 가장 깊은 의미는 단순히 “하나님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준비해 주신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복음의 중심은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구원을 준비하셨다.” 내가 준비하지 못한 것을 하나님께서 준비하셨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죄의 값을 그리스도께서 담당하셨습니다. 내가 열 수 없는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열어주셨습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아직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모리아 산과 같은 시간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기도했지만 응답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쉽게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너무 빨리 결론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직 보지 못했을 뿐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일하십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준비하시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일하시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길을 여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제가 아직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보고 계심을 믿습니다. 제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알고 계심을 믿습니다. 제가 준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준비하심을 믿습니다.” 이것이 여호와 이레의 믿음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습니다. 왜 기다려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왜 그 길을 지나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준비하고 계셨구나.”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고 계십니다. 우리 손에는 아무것도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손에는 길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내일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내일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한 걸음 걸어갑니다. 모든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호와 이레. 하나님께서 보십니다. 하나님께서 아십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하십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미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 고백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믿음이 되고, 기다리는 이에게 소망이 되며, 앞이 보이지 않는 이에게 다시 걸어갈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호와 이레.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하나님은 보고 계십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내일을 하나님은 이미 준비하고 계십니다. 아멘(첫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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