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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감정의 틈새를 가르는 훈련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중요하게 배우는 것 가운데 하나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는 훈련입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말 때문에 화가 나고 서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건과 감정 사이에는 그 일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공동체 안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교회에서는 ‘전해지는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과정에서 앞뒤 상황이 빠지고 해석과 감정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그 말을 사실 확인 없이 받아들이면 서운함과 분노가 생기고, 상한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면서 작은 오해가 점점 커집니다. 당사자끼리 직접 대화할 기회는 사라지고 서로의 편이 생기며, 결국 확인되지 않은 한마디가 관계를 갈라놓고 공동체의 신뢰와 교회의 평안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말을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분별이 필요합니다. 염려해서 하는 말이라 해도 그것이 꼭 전해야 할 말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당신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라는 말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에 의심과 분노를 심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의도만큼 그 말이 가져올 결과도 살펴야 합니다.
듣는 사람 역시 전해 들은 이야기를 곧바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때 ‘생각과 감정의 틈새를 가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당신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했대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분명한 사실은 우선 ‘내가 그런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까지입니다. 실제로 그 사람이 무엇을 말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 어떤 의도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흔들릴수록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무엇인지, 전해 들은 말과 실제 사실이 같은지,
나는 지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감정을 억누르는 일이 아닙니다. 서운하면 서운함을 인정하고 화가 나면 화가 났음을 받아들이되, 그 감정이 곧바로 판단과 행동을 결정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당사자와 직접 대화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더 이상 옮기지 않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지혜입니다.
신앙 안에서는 이 작은 멈춤이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말을 마음속에서 반복하며 감정을 키우기보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내가 들은 말과 나의 판단이 정말 전부인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교회는 말로 세워지기도 하고 말로 상처받기도 합니다. 무심코 옮긴 한마디가 관계를 갈라놓을 수 있고, 확인하지 않은 말을 믿고 반응하는 태도가 갈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을 옮기기 전에 멈추고, 판단하기 전에 확인하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보다 당사자와 직접 대화하는 작은 선택은 공동체를 지켜냅니다.
오늘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 말을 붙잡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면 이 말이 사람을 이어주는 말인지, 갈라놓는 말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생각과 감정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틈에서 사람의 말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먼저 구하는 것. 그 작은 훈련이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지키고, 우리가 함께 섬기는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 가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양미림 목사 / 뉴욕샬롬교회 / 목회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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