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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 돌보지 아니하시면

03/21/17       이계자

여호와께서 돌보지 아니하시면


세상 모든 일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것처럼 부모 역할에도 기쁨과 고통이 함께 하는 것을 경험한다. 자녀는 부모에게 한없는 기쁨과 보람을 주기도 하지만, 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 졸이게 하거나 눈물로 침상을 적시는 깊은 고통에 빠지게도 만드니까. 잘 자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거리가 된 자식이 부모의 면류관이라면, 자식이 저지른 문제로 인해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 부모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뼈를 깎는 듯한 아픔이리라.

지난 해 7월, 발행된 지 20일 만에 뉴욕 타임스(NYT)의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오른 ‘화제의 책’이 있다. 영문 제목은 <A mother’s Reckoning: 어머니의 벌>,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수 클리볼드(Sue Klebold, 68세)로, 1999년 4월 20일, 자신들이 다니던 컬럼바인 고등학교(리틀턴, 콜로라도 주)에 권총, 반 자동 소통, 사제폭탄으로 무장하고 난입하여 학생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한 뒤(사망 12명, 부상 24명) 자살했던 두 명의 가해자중 하나인 딜런 클리볼드(Dylan Klebold)의 엄마다. “평범하 고 사랑스런 내 아들이 어떻게 하다 그렇게 끔찍한 살인자가 되었을까?” 17년 동안 사랑으로 키웠던 아들을 잃고, 끊임없이 아들의 죽음에 의문을 가졌던 그녀는 그 후 16년 동안 아들을그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가 되게 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일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를 이 책에 담아 용기 있게 세상에 내 놓았다.

그녀는 당시 장애아들을 위한 교육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던 터라 누구보다도 아들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했던 아들이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을 해친 가해자가 된 후에야 비로소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들에겐 엄마인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자기만의 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아들이 가족 몰래 술을 마셨고, 친구와 함께 무기들을 사 모았으며, 지독한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는 것, 우울증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그동안 그녀는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녀는 책에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딜런은 어려서부터 가족을 힘들게 해 온 아.이가 아니었고, 부부가 불화하거나 자녀에게 무관심한 문제 가정이나 문제 부모가 아닌, 평범한 미국의 중산층 가정으로서 건강한 가정이었고, 파국이 있기 전 해에 일으킨 문제를 제외하고는 딜런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착한 아이였기에 키우기도 쉬웠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고, 언제나 대견한 아들이었다.”고.

그런데 그런 아들이 어떻게 그렇게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가 된 것인지 그녀는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들에게 완벽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면서 아들을 잃은 후 16년 동안이나 ‘원인 찾기’에 몰두했던 것이다. 그것이 엄마로서 완벽하게(?)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값(대가)을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동안 그녀는 사회학, 심리학, 정신의학, 신경생물학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딜런에게는 자신(부모)이 미처 알지 못했던 ‘깊은 우울증과 뇌에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정서적으로 미숙하고, 우울했고, 더 심각한 기분장애나 인격장애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편(톰)과 자신은 이런 취약점을 알아보고 폭력적 오락, 에릭과 어울리는 것 등 문제를 악화시키는 나쁜 영향을 차단해야 했었는데 그렇지 못했으며,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후회는 딜런에게 자기 뇌 건강을 건사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라고 하였다.

자녀양육의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정체성 부재’, ‘부모 역할에 대한 무지와 역부족’으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양육의 현장에서 우왕좌왕하기도 하고, 실패를 겪음으로 낙담하기도 한다. ‘부모’라는 자리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물론, 우리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을 결정했고, 부부가 되어 자녀를 낳은 것은 맞지만 부모가 되었다고 해서,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서 자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전능자(全能者)’가 될 순 없다는 것이다. 수퍼 맘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라.

자녀 양육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자녀의 문제 행동으로 고민할 때, 도무지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헤아릴 수 없을 때 아니, 부모의 자리가 버겁게 느껴질 때, 이 때야 말로 부모로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때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어떤 부모인가?” “어떤 부모가 되어야 마땅한가?” 이것은 ‘그리스도인 부모의 정체성’에 관한 물음이다. 하나님께서는 어리석고 연약한 우리를 부르셔서 자녀 삼아 주셨고, 한 걸음 나아가 부모 되게 하셨다. 우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부족한 부모이기에 전능하신 부모, 하나님 아버지의 도우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러기에 그분 앞에 나아가 겸손히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한다.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생각은 교만이다. 수 클리볼드 역시 아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었지만 현실은 다르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해서 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라는 말은 아니다. 자녀의 기질과 성격, 재능을 파악하고, 자녀의 마음을 읽어주며, 자녀의 학교 생활과 친구관계, 자녀의 고민 등 신변을 살피는 노력은 계속 하되, 부모의 섣부른 판단으로 아이를 규정하거나, 이기적인 욕심대로 자녀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부모와 자녀의 인생을 주관하시는 주권자 하나님보다 결코 앞서지 않는 부모, 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이 분명한 부모이며, 지혜로운 부모다.

자녀의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호가 있고, 단서도 있다. 하지만 부모에겐 자녀의 마음은 물론, 일거수일투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천리안(千里眼)도 없고, 모든 일을 수습해 줄 수 있는 전능자의 손도 없기에 문제가 터지면 속수무책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자녀를 주신 하나님께 늘 예배하는 부모가 될 때, 자녀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는 부모가 될 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양육의 지혜를 찾고자 애쓰는 부모가 될 때, 매일매일의 삶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부모가 될 때, 부모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성령께서 감찰해 주시고, 모든 위험으로부터 아이의 신변을 보호하시며, 마땅히 행할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손길이 아이와 늘 함께 하실 것이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127:1).” 

 

이계자(뉴욕가정사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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