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 August 22, 2017    전자신문보기
들어 올려주시는 은혜

08/10/17       박효숙

들어 올려주시는 은혜


6명의 가족이 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지 어느새 만 10년이 되었습니다훌쩍 커버린 우리 아이들이 그냥 지나기 서운하다고 제안하여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조촐한 모임을 가졌습니다오늘이 있기까지 애쓰고 수고한 서로 서로를 위로하는 참 감사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민생활의 서글픔과 외로운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 준우리 집 뒤뜰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낯설고 물 설은 이국땅에서 들리지 않는 영어 스트레스로 바보가 되어버린 것 같았던 시간들맘대로 풀리지 않는 일정과 자금계획 등힘들 때마다 찾아 가 서성대며 중얼거렸던 뒤뜰에서의 시간이 있었기에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받아준 나무 친구들이 있었기에이곳까지 인도해주신 크신 뜻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음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미국에 이주해서 생긴 취미 생활 중에 화초 가꾸기와 나무 심기는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기쁜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한 해 한 해 쑥쑥 커가는 나무를 보면서 스스로도 나무처럼 자라가기를그렇게 살아가기를 날마다 소망하고 있습니다.

뉴저지로 건너 와서 뒤뜰에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요 15:1)”는 말씀을 읽으며 아버지를 닮아가는 농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가 지나자 포도넝쿨이 지지대를 넘어버려서 나무울타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거름도 풍성하게 주었습니다그런데 잎사귀는 무성하게 잘 자라는 데 포도송이가 익기도 전에 뚝뚝 바닥에 떨어져 뒹굴었습니다낭만으로 심은 포도나무가 안주인의 무지로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한 해 한 해 나이만 먹어가고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포도나무 재배법” 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게 되었습니다그러다가 몇 해를 기르면서도 몰랐던 몇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포도나무는 새순에서만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봄에 새순이 돋기 전에 가지들을 정리해주고가지가 뻗어나갈 길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새순이 돋아나오기 시작하면 엄청난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하고꽃이 피기 시작하면 어느새 열매가 맺기 때문에 맛난 포도를 먹기 위해서는 한 가지에 튼실한 포도송이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잘라내야 합니다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잎만 무성한 채 열매 없는 나무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됩니다.

포도나무 재배법에 대해 검색하다가 예수님 당시 성서시대 농부들의 포도재배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그 당시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포도나무 가지를 들어 올려주어’ 밑에 돌을 괴어 놓는 일이었다고 합니다과실을 맺는 가지는 깨끗하게 가지치기를 하여 포도송이가 풍성하게 하였습니다.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동안 성경을 읽다가 의문 나는 점도 해소하게 되었습니다요한복음 15장 2절 말씀 중에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는 신앙생활 하는 내내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였습니다예수님께 붙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가 있다는 것도 이상했고사랑이 많으신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그동안 알고 있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시는 분이심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궁금증으로 조금씩 빠져들어 갔습니다신학교 M.Div 에서 배운 히브리어 헬라어를 동원하고오랫동안 펴보지 않았던 원어성경사전을 펴고서로 연결지어보았습니다여기에 쓰인 제거하다라고 해석한 단어의 원어는 아이로(ai[rei, ai[rw)아이로는 "들어 올리다제거하다항해하다’(즉 닻을 올리다), 또는히브리어에서 죄를 속하다지탱하다치워버리다.“ 등 다의를 가진 단어인데이 문장에서 제거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구절을 그 당시의 문화적인 배경으로 재해석해 보면,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들어 올려 열매를 잘 맺도록 하고,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풍성하게 맺게 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해주신다.” 로 해야 농부인 하나님의 심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포도나무에 붙어있으나 땅바닥에 닿아 과실을 맺지 못하는 가지를 제거해 버린다.’고 해석해 버리면, 2억 만리 미국 땅에 와서 낯설고 물 설은 이곳에서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고하루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울며 씨를 뿌리며 살아가는 상황에 무시무시한 심판의 두려움까지 더하는 설상가상이 되어버립니다그러나 아이로를 들어 올려주신다고 해석하게 되면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고 살아가는 연약한 우리들을 속속들이 알고 위로해 주는 놀라운 권면의 말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포도나무의 가지들입니다때때로 상황에 따라 과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고잘 맺을 수도 있습니다농부이신 하나님께서 과실을 맺지 못하는 가지는 들어 올려주시고잘 맺는 가지는 가지치기를 통해 최상급의 포도 열매를 맺도록 하시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계십니다그러므로 가지에 불과한 우리들은 그저 참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 있기만 하면 됩니다.

10년 전에 6명의 일가족이 꿈과 비전을 품고한국을 떠나왔습니다그러나 타국 생활이 녹녹치 않아 그저 버텨내느라 버거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그래서 하나님의 자녀로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한 세대를 보낸 것 같아 부모님께 효도 못한 자식처럼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들어 올려 주시는 은혜로 10년을 돌아보니 초롱초롱한 손자 손녀까지 11명의 대가족을 이루었고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이 들어 어깨가 가벼워집니다포도나무에 붙어 있기 위한 안간힘이 무더위를 이기는 솔솔 부는 바람이 되었습니다더욱 힘차게 살아갈 용기가 되었습니다포도나무가 좋아 포도나무에 붙어 있기만 한 것 같은 데주님의 은혜는 한량없습니다.

  

박효숙교수목회상담학 박사(뉴저지 가정사역원장)

  

댓글달기 (100자이내)

내용:

0 자   

댓글(0개)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63-07 Depot Rd. Suite 208, Flushing NY 11358
Tel: 347-538-1587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