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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아멘

11/01/17       주진경 목사

죽어도 아멘


한국의 10월은 가을이 한창이었다. 높고 푸른 하늘과, 코스모스와 사루비아, 이것만으로도 한국은 가을임이 분명하였다. 그러나 고속도로로 한 시간을 달려가도 이름난 OS 기도원까지는 거의 도시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을 뿐, 기대했던 황금물결의 벌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띄엄띄엄 나의 어린 소년시절에 익숙했던 수수밭, 콩밭,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꺾어질 듯 머리 숙인 벼 이삭들이 다정스럽게 눈에 띄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을 기다리던 농부들은 이제 곧 추수의 벌판에 서서 떠날 채비를 할 것이다.

 정녕 미리부터 떠날 채비를 했어야 할 인생들이다. 인생들은 씨를 뿌리던 봄은 소망으로 분주했고 여름의 수고는 지루한 듯 했으나 어느덧 인생의 가을, 추수의 계절 한복판에 서있게 된다. 동면(冬眠)의 계절을 향하여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을은 쓸쓸하고 고독한 것일까? 이 동면(冬眠)의 계절이 지나면 세상의 봄은 다시 오지만, 인생의 봄은 휴면의 계절이 지나가도 다시 오지 않는다. 이 가을에 추수한 것을 가지고 끝없는 휴면의 나라로 떠나는 것이다.

 디모데후서는 노년의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다가오는 마지막 날을 예기하고 늦은 가을에 쓴 것 같다.

디모데에게 “너는 겨울 전에 오라, 속히 오라,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과 가죽종이에 쓴 책을 가지고 오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모두 떠날 채비를 위한 당부이다. 바울은 이제 남은 날들을 말씀과 더불어 같이 해야겠기에 소중히 여기던 가죽 성경책을 가져오라고 하며, 또 마지막 날까지는 추위도 막아야겠기에 외투도 가져오라고 당부한다. “마가”도 꼭 만나야 할 일이었다. 그것은 젊은 마가가 복음전도의 일로 한때 상심했을 것을 생각해서일 것이다. 역시 떠날 채비의 마무리인 듯하다. 딤후 4장 6절 이하는 바울사도의 떠날 채비가 이미 다 되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나갈 기약이 가까웠도다. 내가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간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운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너는 속히 오라, 겨울 전에 내게로 오라”

 기도원에서는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4회에 걸쳐 집회가 연속되고 있었다. 제각기 다른 Style로 소리 질러 기염을 토하며 부르짖는 강사들....... 평일의 대낮에도 그 큰 성전에는 매회 500여명의 남녀 성도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다수의 미(美), 다수의 매력, 다수의 위력에 휩싸여 신상심의 경지로 함몰되어가는 회중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의 은총이 이 가운데 나타나기를 간절히 빌었다. 강사목사가  “사업이 잘 될 것이다. 아멘” 하고 외치니 회중들도 따라서 아멘으로 화답한다.

“죽어도 아멘”의 외침에는 여기저기에서 웃는 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모두 이 추수의 계절에 떠날 채비의 훈련인 듯하여 이 집회에 참여케 하신 주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그런데 이렇게 세월은 날아가고 있는데 가던 길을 멈추고, 다투고 있을 겨를은 없다. 서로 자기 마당을 쓸고 모두 다 같이 앞을 향하여 달려가야 할 것이다. 이제 곧 흰 눈이 온 세상을 덮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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