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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Back, 그리고 전우애

12/06/17       박효숙

Go Back, 그리고 전우애


우연한 기회에 ‘고백부부’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고백부부는 결혼을 후회하는,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세 동갑 부부의 리얼 인생 체인지 드라마입니다. ‘고백부부’는 이혼을 결심하였다가 ‘다시 돌아온(Go Back)’ 부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백부부’는 독박 육아로 삶에 지친 슈퍼 우먼, 마진주(장나라 분)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비굴할 대로 비굴해진 생계형 가장, 최반도(손호준 분)의 사랑의 질곡과 소망이 들어 있는, 가슴이 짠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고백부부’는 인기 성인 웹툰 '한 번 더 해요'를 원작으로 하였으며, 앙숙 부부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만화 같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류 알 같은 인생의 단맛과 신맛이 알알이 박혀있습니다. 시간을 내어 틈틈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기다림과 설렘, 깨달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상처가 아주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납니다. 그래서 자주 충돌합니다. 부부갈등은 대부분 어느 한쪽의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갈등이 일어난 문제에 초점이 있기보다는 쌓아두었던 문제들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상대를 비난하며 공격하는 쪽으로 싸움이 확대되기 때문에 진원지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부부갈등을 치료하는 이마고 배우자선택이론에 의하면,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어야 했으나 받지 못한 관심과 사랑, 인정 같은 미해결 욕구를 배우자를 통해서 다시 받으려고 하는 무의식적 동기가 배우자를 선택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의식은 자신의 반쪽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삶의 반쪽을 찾아 돌고 돌다가 자신을 키워 준, 주요 양육자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합성체인 이마고(Imago)랑 가장 맞는 사람, 그 중에서도 부모님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결정적으로 가장 많이 닮은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이끌립니다. 무의식적 끌림은 상대의 부정적인 모습을 잠시 가려주고, 무엇에든지 너그럽게 바라보도록 합니다.

장점을 확대하고, 단점조차도 장점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을 발휘하여, 인생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으로 판단하게 만들어 강렬한 사랑에 빠져들게 합니다. ‘사랑을 하면 눈이 먼다.’ ‘콩깍지가 씌었다’고 하는 말이 여기에 적용됩니다. 이렇듯 무의식적인 끌림(romantic love)은 연애세포가 활동하는 기간에는 죽은 듯 가만히 숨어 지내다가 결혼생활이 현실이 되어가는 시점부터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 결혼생활을 엉망이 되게 합니다.

“그 시절 우린 계산하지 않았고, 그저 심장의 반응에 충실했으며 온 우주가 서로를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그렇게 만나, 어렵게 결혼하고 몇 년도 채 안되어서 “우리 부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고 “더 이상은 지쳤다”고 상대를 원망합니다. 다른 게 틀린 건 아닌데 다른 걸 틀린다고 확신하고 마음 문을 닫아버립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울부짖습니다.

“별도 달도 따주고 싶다던 우리의 시간들은 그 마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우린 지금 어디쯤에 서 있는 것일까?” 부부갈등을 호소하는 부부들이 죽을힘을 다해 애쓰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 경우 때문입니다. 첫째는 상대를 탓하는 경우입니다. 현재의 갈등상황이 생긴 것은 오로지 상대의 탓이라 여기는 것입니다. “난 잘살아보려고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는데, 당신은 뭐지? 당신은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내 인생의 걸림돌이야!” 라고 말하며, 상대를 억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서로를 변화시켜보겠다는 헛된 노력을 하다가 결국 “사람, 참 안 변해!” 하며 좌절감으로 절망해버립니다. 서로를 탓하고 원망한 채 관계를 끝내버립니다.

“언제부턴가 익숙함과 편안함에 가려져 당연시 되는 것들이 있다. 내 사랑의 호의도, 주어진 행복도, 모두 원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당연히 여기며 우린 살아왔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잃고 나서야 알게 되는 사실은, 누군가의 존재마저도 모두 당연한 건 없었다.”  드라마 중의 명대사입니다.

부부싸움이 치열해지면 나중에는 누가 옳고 그른지 분간할 수 없게 됩니다. 그곳에 가해자는 없습니다. 서로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상대에게 저항할 뿐입니다. 서로 누구도 자신에게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둘째는 자신을 탓하는 경우입니다. 관심과 사랑을 얻기 위해 자기 자신이기를 포기한 채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착각하여 온갖 변신을 꾀해 보았지만 결국 지쳐버리고 절망하게 됩니다. 헛된 수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더 이상 지긋지긋한 게임을 끝내려고 합니다. 이렇듯, 상담현장에서 경험한 부부의 대부분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하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백부부’는 이런 갈등이 일상이 되어버린 부부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마진주는 가정의 안녕을 책임지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느라 지쳐있는 남편을 향해 외칩니다. “누가 날 지켜달라고 했어?, 날 지켜줄 것이 아니라 그냥 옆에 있어줬어야지”, “날 먹여 살리려고 하지 말고, 같이 먹었어야지!” 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두려움과 부담감에 대해 말하며, 울부짖습니다. 지구상에서 자신의 존재가 하찮은 존재로 전락한 데에는 당신의 무관심이 기여했다고 울면서 슬프게 말합니다.

부부싸움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갈등은 갈등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갈등이 가지고 있는 축복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은 어른이 된 자기 스스로가 챙겨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못합니다.

드라마 속의 마진주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느라(독박 육아), 지칠 대로 지쳐있습니다. 투정을 들어줄 남편은 너무 바쁩니다.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혼자서 육아를 감당하고 있다는 삶의 부담감이 몸과 맘을 더욱 지치게 합니다. 혼자만 고생하고 있어 억울하다는 피해의식 때문입니다.

부부갈등에서 자유로운 부부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부부싸움은 둘 중 한 사람은 이기고, 한 사람은 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지면 둘 다 지고, 이기면 둘 다 이기는 게임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사랑의 헌신과 존중이 필요합니다. 부부는 험한 세파를 함께 이겨가는 전우입니다. 험난한 세상과 맞서 싸워 나가는 전우애가 부부를 부부답게 합니다. 자신만 고생한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상대도 죽을힘을 다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자녀를 잘 양육하는 것은 부모 됨의 기본입니다. 부부의 거룩한 사명입니다. 자녀는 엄마아빠와 보낸 시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부모의 행복한 뒷모습을 보고 꿈을 키워나갑니다. 자녀양육은 힘들어도 힘내서, 반드시 치러내야 할 가슴을 벅차게 하는 미션입니다. 

부부 사이에 전우애가 형성되려면 예수님의 성품을 닮은, 상대를 긍휼히 여기는 애틋함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주님과 동행할 때 가능합니다. 진정한 부부사랑은 자신이 자신이기를 포기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기를 포기하게 하고, 바꾸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해 주고, 상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어느새 12월입니다. 숨 가쁘게 열심히 1년을 살아낸 남편(아내)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수고했어요. 당신이 곁에 있어 내 삶이 빛납니다!” 라고 사랑이 지극한 눈빛으로, 연애세포를 건드려 보면 어떨까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전우애로 뭉친 가족과 함께 더욱 감사하고, 따뜻한 12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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