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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의 은총

02/05/18       허용구 목사

쓰임의 은총


인터넷을 통해 음악관련 TV 프로를 가끔 봅니다. 다양한 형식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가 참 많습니다. 그 때마다 한국에는 참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기성 가수에 비해 손색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소박한 소원은 노래로 대중과 호흡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해 많은 이들의 잠재력이 안타깝게도 발휘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현재 가수로 활동하고 또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들은 참 행운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청소를 하다 보면, 집안 구석구석에서 볼펜이나 연필이 나옵니다. 때가 많이 묻은 지우개나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딱딱하게 굳어서 사용할 수 없는 딱 풀도 나옵니다. 그런 것들은 고민 없이 쓰레기통으로 던져집니다. 그런가 하면 필통 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가 필요할 때마다 쓰임 받는 필기구들도 있습니다. 처음에 공장에서 문구류로 만들어 질 때, 아무런 질적인 차이가 없었을 텐데, 이 땅에서의 쓰임새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만든 이의 의도대로 끝까지 쓰임 받는가 하면, 만든 이의 의도와는 참 많이 다르게 바로 버려져서 먼지 속에 있다가 어느 순간에 쓰레기통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끝까지 잘 쓰임 받는다는 것은 풍성한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일찍부터 하셨는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방지일 목사님은 버려지는 삶이 아니라, 닳아 없어지는 삶이 되려고 몸부림을 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방지일 목사님은 103세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는 날 아침까지 수십 명의 선교사님들에게 격려의 메일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공자의 고향 중국 산동성에서 선교사로 사셨고, 그 후 서울에서 목회 하셨습니다. 은퇴하신 이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쓰임 받으려고 노력하셨고, 그 결과 그 분은 그 옛날 모나미 볼펜대에 끼워 쓰던 몽당연필처럼 돌아가시는 날까지도 쓰임 받으시는 은총을 누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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