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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는 순간 미래는 온다

03/19/18       한준희 목사

과거를 잊는 순간 미래는 온다


차가 고장이 났다. 트랜스미션이 고장이 났다고 한다. 차에 가장 중요한 부위가 고장이 난 것이다. 어쩔 수 없어 차를 정비소에 맡겼고 거금을 들여 일주일 만에 차를 찾아왔다. 트랜스미션을 통째로 바꾸어서인지 차가 새 차같이 아주 잘 나간다,

차를 찾아온 그날 저녁, 롱아일랜드에서 송년 모임 참석을 위해 깨끗이 고친 차를 몰고 약속 장소로 출발하였다. 초행길이니 당연히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여 갈 수밖에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예상된 시간보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고,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차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이 우회전을 알려주었는데 미쳐 우회전 준비를 못한 나는 직진하는 차의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우회전 도로로 진입하는 순간, 속도가 붙어 있는 차가 원심력에 의해 반대편 도로 위로 “꽝” 소리와 함께 튕겨져 올라서서 멈춘 것이었다.

사고가 난 것이다. 이미 앞 바퀴가 옆으로 탈선되었고,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적인 일이라 정신이 멍했다.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 지 정리가 안 된다. 경찰을 불러야 하나, 아니, 내 차가지고 내가 사고를 낸 것인데 경찰을 부를 이유는 없는 것 같고, 차를 토잉해서 어디로 가져가야 하나?  갈피를 못 잡겠다. 더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오늘 정비소에서 거금을 들여 찾아온 차인데...... 이게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정말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날 밤은 영하의 기온은 아니지만 바람도 몹시 불고 비까지 쏟아지는 추운 날씨였다. 집으로 돌아와 그래도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로 위안을 받으면서 잠자리에 누었는데 도무지 잠이 안 온다. 머릿속에 그 사고의 순간이 자꾸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꽝 하는 그 소리와 함께.. 새벽 3시다 끊임없이 사고의 순간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부림을 쳤다. 자야만 한다는 강박이 더 사고의 순간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 더욱 잠이 안 온다.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 소파로 와서 누었다. 역시 잠이 안 온다, 계속 꽝 소리가 귀에 울리는 것 같아 몸서리가 쳐진다. 결국 잠을 포기하고 2층 거실에서 밖을 내다보니 벌써 일간 신문이 배달되어 있었다. 내 눈이 신문으로 향하자, 몸이 자동으로 신문이 있는 앞마당으로 나갔다. 비바람이 거칠게 부는 밖을 향해 뛰어 신문을 집어 들고 들어오는 순간, 열어 논 문이 꽝 닫히면서 문이 잠겨버린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오래 전부터 초인종은 고장이 나서 울리지 않고, 문을 두드리자니 아랫집 사람들이 모두 깰 테고, 소리를 치자니 옆집까지 울려 퍼지겠고, 손에는 아무것도 가진게 없고, 잠자리에 나왔으니 팬티만 입은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함이 몰아쳐온다.

어제 저녁에는 차 사고로 충격을 받았는데, 불과 몇 시간 차이에 또 이런 난감한 일이 일어났으니 뭐라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어쨌든 문을 열어야 한다. 뒤뜰 쓰레기통에 가서 혹시라도 신용카드 같은 플라스틱 카드가 있다면 문 틈새로 문을 열어 보겠다는 생각에 쓰레기통을 뒤졌다. 한밤중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날, 그것도 팬티 바람에 쓰레기를 뒤지는 내 모습이 남들에게 비쳐진다면 뭐라고 할까? 아마 경찰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당장 체포해 갈 이상한 모습일께다.

그런데 이상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사고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사고 순간이 생생하게 떠올라 있던 내 머리에 그 사고 순간은 사라지고 지금은 오직 문을 열어야겠다는 생각 외에 아무것도 떠오른 것이 없다. 과거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급박한 내 모습만 비추어진다. 

뒤뜰에서 낙엽을 끌어 모으는 갈고리 끝을 잘라내어 문 틈새로 밀어 넣는 순간, 딸카닥 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그 순간에 기쁨!  마치 천국 문이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거실로 올라와 시계를 보니 4시10분, 건 한 시간 5분 정도를 밖에서 비바람과 싸운 것이었다.

비에 젖은 옷을 벗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다시 소파 위에 누었다. 몸이 스르르 잠으로 빨려 든다. 조금 전 차 사고로 몸부림쳤던 기억도 사라지고, 밖에서 추위와 싸웠던 그 악몽 같은 순간도 사라진다. 잠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든다.

잊어버리는 순간 시간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제도 과거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로 흘러간다, 흘러가는 과거를 잡을 수가 없는데 도 우리 마음과 생각은 자꾸 과거에 사로잡혀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 과거의 것을 가지고 지금도 우리는 산다. 과거에 받은 학위, 과거에 내 직위, 과거에 젊음, 과거에 벌어 논 돈으로 산다. 더욱이 과거에 받은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 미래는 계속 다가 오는데 우리는 계속 과거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잊어야 한다. 빨리 잊을수록 미래는 창조된다.

나는 단 하루 만에 일어난 두 사건을 침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후 모 교회 목사님이 모든 경비를 지불해주고 내 차를 찾아주었다. 단 이틀 만에 나에게 일어난 사건은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차 사고가 났는지, 한밤중에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과거는 이렇게 사라져버렸고 나에게는 과거에 매이지 않아야 미래가 창조된다는 놀라운 메시지를 내 마음 속에 교훈으로 남긴 채 오늘도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도 크지만 앞으로 미래에 주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내일을 향해 달려간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3:13-14)

한준희 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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