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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11/30/-1       박효숙컬럼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편하게 살고 싶으면 혼자 살고,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결혼하라’ 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모두는 주어진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는 결단과 기대를 가지고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됩니다.

다음은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이후의 일상”에 나오는 글입니다.

“우리는 보통 연애를 통해 상대와 나를 같은 하늘을 보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동결시킨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행위를 통해 황홀한 기분이 영원해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혼이 우리의 감정을 동결시키거나 사랑을 보존할 수 없다는 걸 결혼하고 난 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서나 알게 된다.”

우리가 처음 마음을 변치 않고, 오랫동안 행복한 부부로 살아 나가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어딘가 균형 잡히지 않은 불안한 상태, 아직 철이 덜 든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상대를 잘 알지 못합니다. 결혼 전에 경험한 것이 그의 전부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의 겉모습입니다.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느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당연히 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말을 좋아하는지, 어떤 행동을 싫어하는지, 기꺼이 알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우리는 대부분 행복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행복을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대개 친숙한 감정에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릴 때 느꼈던 행복이 반드시 즐겁고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부가 느끼는 행복도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떨 때가 제일 행복해?” 하고 서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부부는 이심전심일 것 같지만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넷째,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청혼할 때 느꼈던 둥둥 떠 다니는듯한 행복을 평생토록 옆에 두기 위해 결혼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혼은 행복한 순간을 보존해 주지 않습니다. 결혼은 현실이고, 행복은 고독과 슬픔과 고통 등과 함께 오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행복은 불행 부재의 사건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잘 살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입니다.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너무나도 가깝기 때문에 소중함을 잊고 지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시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게 되면서 불화의 씨가 뿌려집니다. 서로 친밀할수록, 오랜 시간을 함께 할수록, 상대의 감정을 배려해야 합니다. 부부문제를 상담하다 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문제(자녀문제, 고부간의 갈등, 성격 차, 경제적인 문제) 보다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 부부가 연합되었다는 느낌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사라질까 봐 그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 받고 싶어 합니다. 어릴 때는 부모를 통해서, 사춘기 때는 친구를 통해서, 연애할 때는 연인을 통해서 확인을 받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의미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 받고 싶어 합니다.

부부간의 정서적인 친밀감이 사라지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게 됩니다. 보통 때는 별스럽지 않게 치웠던 양말이 “왜, 도대체, 내가 그렇게 치워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거 하나도 안 들어주고 내 말을 무시하지?” 라는 비합리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상대를 향해 등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나 가장 소중한 사람을 통해 친밀감의 욕구가 충족이 되면, 사소한 잘못은 애교로 보이고, 허물이 보여도 덮어주게 됩니다.

이 세상에 성격차이가 없는 부부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가 등 떠밀어서 결혼한 것도 아니고, 상대에게 반해서, 함께 아침을 맞고 싶어서 결혼한 관계입니다. 상대를 행복하게 해줄 책임이 각자에게 있습니다. 절반의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부관계는 변화합니다. 건강한 부부는 처음엔 열정을 가진 연인에서, 인생의 전쟁터에서는 전우로, 그 다음엔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 자연스레 바뀝니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부부 서로에게 전우애가 생기면, 결혼생활의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행복한 부부관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준, 반드시 이루어 가야 할 결혼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범사에 감사하는 자가 누리는 특권입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부모가 되어주고, 서로의 아픔을 치료해 주고, 서로의 성장을 격려해주는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면 우리의 미션은 아름답게 완성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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