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October 26, 2020    전자신문보기
나를 비참하게 만든 스마트폰

11/30/-1       한준희 목사

나를 비참하게 만든 스마트폰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곧바로 뉴저지 쪽으로 출발했다. 모처럼 세미나 강사로 초빙받아 가야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주소를 입력하니 1시간 30분 거리, 오전 10시에 내 강의가 시작되니까 6시 30분에 출발하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가도 될 것 같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출발한 것이다. 게다가 몇 년 전 한 번 가 보았던 장소였기에 가는 길에 커피와 빵으로 아침 식사도 하면서 여유롭게 운전을 하면서 달렸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 밧테리를 절약하기 위해 내비게이션도 꺼놓고 가다 휴게소까지 가서 내비게이션을 켰다. 그리고 신나게 달렸다. 너무 일찍 가는 것같아 조금 속도도 늦추고 휴식 시간도 길게 시간을 보내면서 운전을 하였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갑자기 출구로 나가라는 신호가 나온다.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내 기억으로 1시간 정도 가다가 출구로 나가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30분도 안 왔는데 출구로 나가라니…?

어쨌든 내비게이션을 믿고 출구를 빠져나와 생각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달렸다, 아마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로컬 길로 가는가 보다 생각하면서 운전을 했다.

그런데 비가 온다.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핸드폰이 지시한 남은 시간은 30여 분, 아직 1시간 10분이란 여유가 있다. 어쨌든 가기만 하면 되니까 느긋하게 운전을 하면서 빗길을 조심하면서 스마트폰 지시에 따라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계속 이상한 길로 지시한다. 게다가 핸드폰 밧테리가 40%에서 30%로 떨어진다. 조금 긴장이 되면서 이게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세미나 장소에서 기다리는 목사님께 전화가 왔다. 거의 다 왔다고 전하고 내비게이션을 보니 세미나 장소에 도착했다고 알린다.

그런데 세미나 장소가 아닌 전혀 다른 장소로 나를 인도한 것이었다. 분명히 주소를 정확히 찍어 넣었는데 엉뚱한 장소로 나를 인도한 것이었다. 이럴 수가 있나 싶어 주소를 다시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보니 밧테리가 1%, 순간적으로 핸드폰이 꺼져버렸다.

비는 멈추지 않고 오고 있다. 어디서 누구에게 물어볼 사람도 없다. 핸드폰은 이미 밧테리가 없어 아무 기능도 못 한다. 지도도 없고, 어디가 동쪽인지 서쪽인지도 분간이 안 된다.

비 오는 농촌 거리를 운전하면서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고 어디로 가야 95번 도로로 나가는지도 알 길이 없다.

시간은 자꾸 지나면서 세미나 강의 시간은 이미 지나갔고, 전화도 할 수 없고 전화가 올 수도 없다. 어쨌든 차는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차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지금 있는 내 위치도 어딘지 모른다.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등에서는 흐르고 운전대를 잡은 내 손바닥에 땀이 흐른다, 어찌해야 하나,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낭패감이 엄습하면서 믿었던 핸드폰의 지시에 분노를 느낀다. 내 손 안에 있는 핸드폰이 그 기능을 상실하자, 나도 동시에 모든 기능을 상실해 버린 기계 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핸드폰 안에 인터넷이 이제는 나의 인도자 되시는 예수님보다 내 삶의 모든 영역을 인도하는 핸드폰 의존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하나님을 찾았다,

새벽기도를 왜 했던가, 나의 인도자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는 고백 아니었던가, 그런데 새벽기도가 끝나는 순간부터 나에겐 하나님은 없었다.

오직 내 얄팍한 경험, 그리고 핸드폰이 나를 인도하는 존재였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이 절망스러운 순간 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내 삶 전체가 지금까지 내 지식, 내 손 안에 있는 핸드폰에 의존되어 버린 목사가 아니었던가, 그랬다. 나도 모르게 언제부턴가 성경책을 가지고 다닐 이유가 없었다, 찬송가도 가지고 다닐 이유가 없다, 내 손 안에 다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지도는 있을 필요도 없다. 다 알아서 길을 인도하니 말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핸드폰에 카메라, 비디오가 다 내장되어 있지 않은가.

사람을 소개받아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소개받은 분이 어떤 분인지 훤히 안다, 그래서 명함도 필요 없다. 교통이 막힌다고 해도, 다른 길로 가라고 가르쳐 준다. 이제 은행에 갈 필요도 없고, 백화점에 갈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으로 다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이 다 된다. 언젠가 인터넷을 가르치는 강사가 이런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실감된다. “하나님 외에 이 스마트폰이 다 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스마트폰을 믿고 또 의지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스마트폰 때문에 비참한 꼴을 당하고 나서 말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지도 보고 찾아다녔던 그때는 길도 잘 알았다, 한번 다녀온 길은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다녔고, 기본적으로 전화번호는 가족들 것은 물론 가까운 지인들의 전화번호는 다 외우고 다녔다, 그때 그 시절, 세미나 강사로 초빙받았다면 아마 이런 낭패는 없었으리라 본다.

스마트폰 때문에 우린 삶에 수많은 편리함은 얻게 되었지만 어느날 스마트폰 때문에 삶에 결정적인 비참함도 맞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때 가서 아이고 하나님! 하지 말고 지금 스마트폰을 꺼놓고 내가 누구와 더 교제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자. 하나님보다 내 손에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다면 우린 어떻게 살아갈까,

명과 암이 교차한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그가 가로되 지팡이니이다.(출4:2)

  

페이팔로 후원하기

댓글달기 (100자이내)

내용:

0 자   

댓글(0개)

 ...  
인기 기사
최신 댓글

204 -39 45th Rd. #2Fl. Bayside, NY 11361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