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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으로 싫은 사람

02/23/19       한준희 목사

생리적으로 싫은 사람


오래전 목사님들과 성지 여행을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때 우리 일행을 위해 수고한 목사님이 계셨는데 이분이 수고도 많이 했지만 지나치게 앞장서서 간섭하는 일이 많이 있었다.

버스 안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라고 마이크를 잡고 몇십분씩 떠들지 않나, 화장실에 가서는 볼일을 보고 반드시 덮개를 덮고 나오라는 둥, 예배드리는데 다리를 꼬고 앉아 있으면 평신도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는 둥 별 시시콜콜한 말을 쉴 새 없이 하는데 함께 했던 목사님들이 고개를 저을 정도였으니까, 가히 짐작이 갈만할 것이다.

당시 함께 한 연로하신 목사님들이 모두 점잖으셔서 그러려니 하고 웃어넘겼지만, 그 젊은 목사의 언행이 나의 마음을 꽤 거슬리게 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목사뿐만 아니라 유달리 목사님들 모임에 꼭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 한다거나, 앞장서서 다 알고 있는 상식적인 일을 본인만 아는 것처럼 떠드는 목사라던가 과거 총회장, 노회장을 지낸 증경회장이랍시고 은근히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목사를 보면 늘 마음에 거슬린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았다. 한마디로 그런 목사들을 난 싫어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자꾸 앞장서려고 하는 목사가 있다. 교계 행사를 하면 기도라도 한번 해야 한다고 끼어드는 목사, 자기같이 유능한 목사를 왜 설교를 안 시키냐고 설교 한번 해보려고 안달 난 목사, 사진이라도 찍어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뭔가 했다는 자부심을 갖는 목사, 교계 매스컴에 자신의 이름이라도 올라와야 하나님의 일을 했다고 여기면서 매일 바쁘게 뛰어다니는 목사, 좀 유명하다고 하는 목사님과 식사 자리가 생기면 기를 쓰고 참석하려는 목사, 목사들끼리 만나면 자기 자랑, 자기 교인 중에 변호사가 있고 의사가 있고 시 공무원이 있다고 신바람이 나서 떠드는 목사 이런 목사가 난 무지 싫다.

목사들뿐만 아니라 교인들도 그렇다. 어쩌다 제직회를 하면 그동안 얌전하다고 생각했던 교인이 일어나 말을 막 하는 교인이 있는가 하면, 자기만의 생각을 모든 교인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열변을 토하면서 자기만이 교회를 위하는 것같이 잘난 체하는 교인들도 있는데 그런 교인들을 난 이상하게 싫어한다. 그렇다고 목사가 내 교인을 싫어한다고 제재를 가한다거나 못마땅하다고 한마디라도 하는 그런 성격은 아니다 그냥 마음으로 싫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잘못된 것일까, 왜 그들이 싫을까, 한마디로 그냥 생리적으로 싫은 것이다. 그런데 싫은 이유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페르소나(Persona:남을 통해 보여지는 자신) 그리고 샤도우(Shadow:자신의 마음 깊은 것에 있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생리적으로 싫은 사람이 보여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언행에서 자신과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평소에 자신이 억누르고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상대방이 들어낼 때 반사적으로 싫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싫은 그 사람의 성향을 어쩌면 내 내면에도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왜 나에게는 꼴 보기 싫은 사람만 주위에 있나, 그 인간이 보기 싫어 직장을 옮겼는데 옮긴 새 직장에는 더 꼴 보기 싫은 인간이 버티고 있어 사사건건 사람을 열을 받게 하고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만이 아니다. 부부끼리도 속이 터질 정도로 싫은 행동을 하는 그 사람 때문에 인생이 피곤하다고 하는 사람이 어찌 한둘인가,

이러한 모습이 나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 바로 성경 말씀이다, 성경에 바로 생리적으로 싫은 사람이 내 옆에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사람, 그 싫은 사람을 하나님께서 붙여 놓으셨다고 말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왜 붙여놓으셨는가 “그 싫은 사람이 너다”라는 것이다. 그 사람을 보고 깨우치라는 것이다. 그 싫은 사람이 나를 그리스도 닮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비춰진 하나님 거울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미련한 목사가 바로 나다.

그걸 모르고 내 생리상 맞지 않는 저 사람을 얼마나 정죄했던가, 오히려 왜 내 주위에는 저런 인간만 있느냐고 하나님께 어처구니없는 항변을 했으나 말이다.

내 주위에 싫은 사람이 있는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부부지간에 맞지 않아 분통을 터뜨린 일이 있는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을 비춰보자, 그 모습 속에서 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자라면 분명히 복을 받은 자일 것이다.

 

저희가 이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믈어 가로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 찌할꼬 하거늘,(2:37)

저희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저를 향하여 이를 갈거늘(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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