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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밀어주면

04/06/19       한준희 목사

조금만 밀어주면


조금만 밀어주면

 

초등학교였을 때로 기억된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앞에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집앞에서 어머니가 울고 있었고 대문 앞에는 붉은 딱지가 붙어있었다.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도, 집에 있는 장롱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붉은 딱지가 붙어 있었고, 2층 공장 문은 X자 형태로 문을 막아 놓았다, 이것이 어린 나에게 큰 충격이 되었던 것같다. 그때는 왜 그렇게 우리 집을 사용 못하도록 붉은 딱지를 붙여 놓았는지 몰랐지만 어렴풋이 기억되기는 아버지 사업에 부도가 나서 그렇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후에 단칸방으로 이사를 온 우리는 한동안 어렵게 지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내 머리에 지워지지 않는 아버지의 푸념이 있었다, “그녀석이 나를 조금만 밀어줬어도 이렇게는 안되었을 텐데...”이 말을 얼마나 많이 하셨는지 내 기억에 아직도 남아 있다. 

이 말이 실감되었을 때가 있었다, 군에서 산악훈련을 할 때였다. 얼마나 힘이들었는지 단 한걸음도 내딛을 힘조차 없었던 산길에서 갑자기 등이 가벼워 짐을 느꼈다, 뒤에 오는 친구가 내 배낭을 받쳐주면서 밀어주는 것이 아닌가, 그때 그렇게 힘들 때 뒤에서 밀어주었던 그 친구의 도움이 얼마나 나에게 큰 힘이 되었는지 난 그당시 직접 체험해봐서 잘 안 다. 아마 아버지께서 그렇게 푸념했던 그 말의 의미가 그런 것 아닐까 생각이 된다. 

오래전 한국에서 온 두명의 집사가 우연히 우리 교회를 오게 되었다. 사업차 미국에 왔다가 우리교회를 오게 된 것이다. 그들이 2-3주인가 예배를 참석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난 그 집사를 통해 한국에 꼭 보내주어야 할 돈을 전달해 달라고 한분의 집사에게 부탁을 했다. 물론 짧은 시간이었지만 믿을 만했던 이유는 그분들이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님이 내가 잘 아는 후배 목사였기 때문에 신뢰할 수도 있었지만, 더욱 신뢰하게 된 것은 잠시지만 몇 번 만나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 속에 그들이 얼마나 신실한 분들이었는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그분들의 손에 쥐어준 돈 이 한달이 지나도록 전달이 안되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수차례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결국 안달이 난 나는 함께 왔던 다른 집사를 통해 소식을 알 수가 있었을 뿐이었다. 내 전화를 안 받은 이유가 이랬다, 이분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후 바로 부도가 났고 그 친구는 캄보디아로 도망치듯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전달해줘야 할  내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졸지에 믿는 도끼에 발등이 깨졌다고나 할까,

결국 함께 왔던 다른 집사도 이 사실을 알았고, 나의 사정을 안 다른 집사가 자기가 책임을 지고 해드리겠다고 다짐을 받았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난 총회 참석차 한국에 가서 그 집사를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돈을 대신 내어준 집사의 성품이 정말 진실하다는 것과 끝까지 도망간 동료가 떼어 먹은 돈까지 책임져주는 그 모습에서 깊은 감 동을 받았었다. 더욱이 돈을 마련하는 그의 행동에서 그 돈이 자기 돈이 아니라 어디서 빌려다가 내돈을 해주었다는 것과 그도 회사의 부도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아주 어려운 상황에 있었는데도 내 돈을 해주었다는데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 그의 성의에 난 모르는 체 내 돈만 챙겨 받고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런지 몇 달 후 이분이 다시 미국에 왔다. 그 이유는 단 몇 푼이라도 물건값을 받아 당장 메꿰야 할 돈이 급하게 필요했기 때문임을 난 알았다. 그뿐 아니라 생활이 너무 어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난 그때 그분과 단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내돈을 대신 갚아 준 그때 정말 힘들게 마련해 준 것 잘 알고 있다고, 얼마나 힘드시냐고 위로하였 다. 그 순간 갑자기 목을 놓아 엉엉 우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그 분이 떠나는 날. 얼마 되지는 않지만 우리교회 주일헌금을 몽땅 그분에게 드렸다. 물론 단 100불이 없어 쩔쩔매는 우리교회 재정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라고 그 헌금을 그분에게 드렸다. 그 작은 밀어줌이 그분에게 다시 소생하는 위로와 힘이 되었다는 것을 난 그 분의 간증에서 잘 느끼고 있다. 그 작은 밀어줌, 그것이 어쩌면 우리 삶의 밑거름이 된다는 말이다.

오늘 우리들의 이민 생활이 그렇다, 모두가 어렵다, 경제적인 것도 어렵지만 사람관계도 어려워 매우 힘들어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 분들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밀어준다면 다시 소생할 분들이 많다. 

조금만 밀어주면 내가 이렇게는 안되었을텐데 라는 말이 안 나오게끔 조금만이라도 밀어주자. 내가 남을 밀어주면 누군가도 나를 밀어준다. 이게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본다.

누가 이 세상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줄 마음을 막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있을까 보냐 (요한1서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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