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에
배임순
내가 무엇이 되려고 했던 일이
부끄러운 것은
내가 없음으로
당신에게 있음이 되는 까닭입니다.
이제 나는 없고
외로운 바람 불어오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 정점에서 당신을 만납니다
거센 폭풍 천지를 휩쓸어도
안연히 잠들 수 있는 것은
그대 안에
나 있는 까닭입니다.
어두운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철새들 집으로 떠나가도
마음시리도록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외로운 바람소리
당신 안에서 듣는 까닭입니다.
비 머금은 구름 휘돌아간
풋풋한 숲속에서
새들이 미지의 세상을 노래할 때
동녁에서 비쳐오는 아침 햇살
휘감고 자유의 춤을 춥니다.
나를 누르던 죄악
십자가에 못 밖이고
그대 안에서 나 살기 때문입니다.
부활의 이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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