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햇살을 받으며 동네 산책로를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걸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걸으며 기도대상자를 기억해 냅니다. 걸으며 불편한 마음들을 정리합니다. 걸으면서 몸 안에 머물고 있는 죄된 생각들을 몰아냅니다. 자연과 힘을 합해 걷는 산책길은 치유의 현장입니다. 얼마전, 신장에 결석이 생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지인이 “어느 종합 병원 특실에 입원한 노인이 쓴 글’ 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지는,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글을 보내왔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듯한 글이었는데, 지금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이 보낸 글이라 다시, 찬찬히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습니다.
내용의 대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생의 전반전은 학력, 직위, 권력, 재력 그런 것들이 높고 많으면 이기는 것이었지 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네 전반전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은 몸은 후반전에 혈압, 심장, 당뇨, 등 성인병에 시달리게 되어 나의 명줄을 의사에게 구걸해서 겨우 연장전을 살고 있네 이제야 알겠더군, 전반전에 높이 쌓았던 모든 것들을 후반전, 연장전에선 누릴 수가 없다는 것을 승패를 바로 가리는 운동 경기에도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거늘, 전반전에서 앞만 보고 정신없이 살았던 날들이 이제는 후회하는 추억으로 남았네 나의 글을 읽는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며,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한번 살아 보게나 건강할 때 있는 돈은 자산이라고 부르지만, 아픈 뒤 그대가 쥐고 있는 돈은 자식, 손주가 탕진할 유산일 뿐이라네 전반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던 나는 후반전, 연장전을 병원 특실에 누워 있는데 아무리 시설이 좋은 특실이라도 허름한 농촌의 경로당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네………어느 종합병원 특실에서 보냄 “
마치 자신의 삶과 죽음을 잘 정리한 편지 형식의 짧은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마음을 울리는 감동과 통찰이 일어났습니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세상을 크게 산 어른이, 그 길만이 바른 길이라 믿고 살아가는, 당신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를 향해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부르짖는 선언문처럼 들렸습니다.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며칠간 병원에 입원한 지인은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 글을 읽고,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건강한 몸과 거기에 깃든 정신, 건강한 영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리고 지금이라도 그 사실을 깨닫게 되어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곧 퇴원하면, 성전인 몸을 소중히 개수하고 보수하여, 이후의 삶을 풍성하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하는 다짐도 함께 보내왔습니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50세까지는 죽을 힘을 다하여 돈을 버느라 몸을 망가뜨리고, 50세 이후는 망가뜨린 몸을 고치느라 그 동안 벌어들인 돈을 다 소비한다고 합니다. 지인이 보내준 편지 글과 자신의 느낌을 적은 메세지는 몸으로 드리는 기도 중의 하나인 ‘하루 한 시간 이상 걷기’ 를 꾸준히 지속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쫒기며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던 일을 잠시 접고, 어디서든 가까운 산책로를 찾아 걷는 작은 습관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며 스스로 미소 짓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주님!
페이팔로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