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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착과 푼수되지 말아야

07/26/19       김정호 목사

주착과 푼수되지 말아야


어느 분이 ‘나이 들수록 조심해야 할 8가지 과오’라는 제목을 달아 장자(莊子)가 말하는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8가지 과오(過誤)를 적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조심해야 할 세 가지를 뽑아보았습니다. “1.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것은 ‘주착(做錯)’이라 한다. 2. 상대방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것은 ‘망령(妄靈)’ 이라 한다. 3.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말을 하는 것을 ‘푼수(分數)’라고 한다.”

얼마 전 모 인터넷신문에서 워싱톤중앙장로교회 류응렬목사님이 퀸즈한인교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설교에 대한 강의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설교자의 사명에 대한 이런 이야기를 했더군요. “고 하용조 목사가 시리즈 설교를 많이 했다. 군부독재 시대 때 대학생들이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죽어가고 있는데 목사님은 이렇게 시리즈 설교만 하고 있는가 하는 항의를 받았다. 그 때 하용조 목사는 약간 극단적이지만 거룩하게 답변한 것이 책에 나온다. 하용조 목사는 “오늘 본문에 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네.”라고 답했다고 한다. 굉장히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일면 그것이 설교자의 자세라고 본다. 그런데 이것은 필요하다. 설교자가 복음에 근거한 말씀을 바르게 던지면 된다. 설교자는 원리를 제공하는 것이니 그 원리에 근거해서 각종 문화의 다양한 현상들을 파악하고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교인들의 몫이 될 수 있다.”

몇 년 전 ‘촛불혁명’의 때 유기성 목사님이 시국이 어지러울수록 성도들은 기도할 것이고 더욱 예수님 바라봐야 한다고 설교했다가 ‘촛불 지지자’들에게 온갖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는 “촛불들고 나가야 하는 사람들은 광화문에 나가고, 교회에서 기도할 사람들은 기도하면 되는 것이다. 국가적 위기의 때에 더욱 기도하고 예수 바라보자는 목사가 있는 것 나는 감사하게 여긴다.”고 했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고 하용조 목사님이나 유기성 목사님이 지키고자 하는 그 자리를 귀하게 여깁니다. 촛불시위에 나서는 목사들은 정의롭고 교회에서 기도하는 목사들은 비겁하다는 도식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오래 전 제 스승이셨던 홍근수 목사님이 의정부 여중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무자비하게 죽임당했는데도 미군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을 항의하기 위해 한겨울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금식하며 시위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주말에 후배 목사들이 “목사님 우리들도 홍 목사님 백악관 항의 시위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했습니다. 제가 “아니, 우리는 이번 주일 예배를 위해 설교 잘 준비하자.”라고 했더니 저를 비겁하다, 변절했다며 온갖 비난을 다했습니다. 그 때 제가 한 말이 있습니다. “홍 목사님이 감당하셔야 할 일이 있고 우리같은 목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내 몫은 이번 주일 예배 잘 준비하는 것이다.”였습니다.

저도 80년대 군사독재시절, 민주운동하는 어른들 간 다툼으로 인해 30초반의 나이임에도 ‘호헌철폐를 위한 북미성직자 단식투쟁대회’ 위원장직을 맡게 된 적이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성앞에서 6일동안 단식하며 시위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시위가 끝나자마자 당시 비행기 탈 형편이 못되어 기차를 타고 시카고에 돌아가서 아주 작은 개척교회였지만 내 목회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장자가 말하는 주착, 망령, 푼수라는 것은 자기 위치와 자리를 잘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목회하는 목사가 지켜야 할 자리는 주어진 목회지가 우선이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요한 웨슬리가 “나는 세계를 교구로 여긴다.”라고 외친 것은 시장바닥이나 탄광촌이나 복음이 필요한 곳에 가서 설교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목회지는 중요하지 않고 교단일이나 사회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 절대 아닙니다. 아니면 목회를 그만두고 그런 일 잘하면 탓할 것 없습니다.

요즘 “목사님, 이제 보수로 전향하셨다면서요.”하며 질문 또는 시비조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보수였고 항상 진보였습니다. 신앙은 보수 복음주의 이고 실천은 열린 진보이기를 바라면서 목회를 합니다. 나는 내 길 갈 뿐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주착과 푼수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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