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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새 주전자

11/08/15       나은혜 목사

어머니와 새 주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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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커피를 좋아 하십니다. 하루에 서너잔 이상을 드시기도 합니다. 빵도 물론 좋아하시고요. 젊은이처럼 라면도 아주 좋아하셔서 제가 식사를 안 차려 드리면 혼자 계실땐 라면을 잘 끓여서 드십니다

저는 커피를 잘 드시는 어머니가 물을 끓이실 수 있도록 삑삑~ 소리나는 분홍색의 오리 주전자를 사 드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았는데 주전자가 다 타버렸습니다.

살짝 치매기가 있는 어머니께서 물을 올려 놓고 잘 잊어 버려서 빈주전자를 몇번이고 태우다 보니, 이제 핑크색의 그 예쁜 모습도 다 없어지고  주전자 주둥이가 녹아버려서 삑삑~ 소리도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이마트에 갔다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새 주전자를 하나 샀습니다. 심플한 모양에 주전자 줄과 꼭지에 빨강색의 포인트가 있는 튼튼한 스텐레스 주전자 입니다.

"어머니 새 주전자 사 왔어요. 어머니 좋아 하시는 커피 물 끓이시라고요" 어머니는 기뻐 하시면서 " 아이구, 고마워라 주전자가 참 예쁘구나" 하십니다.

팔십하고도 중반이 되신 어머니는 이제 혼자서는 사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와 남편은 어머니 집 오분거리에 세집을 얻었습니다. 선교부 사무실에 양해를 구하고 다른 선교사님들보다 두 시간 일찍 퇴근해서 집에 돌아옵니다. 어머니 저녁을 지어 드리기 위해서이지요.

요즘은 봄똥나물과 무우를 채썰어 새콤달콤 생채나물을 만들어 드리면 제일 좋아 하십니다. 저는 선교지에 나가 있을 때에 오랫동안 어머니의 노후가 평안하기를 위해서  많이 기도 했었습니다.

어머니가 자녀들의 효도를 받으며 기쁘고 행복하게 사시다가 평안한 가운데 하늘나라로 이사 가시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응답으로 저는 지금 날마다 어머니의 밥을 지어 드리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섬기고 싶어도 돌아 가시면 섬길 수 없는 것이 부모님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살아 계셔서 참 행복합니다. 어머니가 백세 장수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어머니 백세 장수 하셔요" 하면 처음엔 "그렇게 오래 살아 뭐하니?" 하시며 펄쩍 뛰시더니 요즘은 아무 말씀 안하시고 웃기만 하십니다.

오래 오래 사시라는 며느리의 말이 그리 싫지는 않으신가 봅니다. 주전자를 자꾸 태워 자주 사다 드리더라도 어머니께서 건강 하시게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는 이세상에서 제게 세뱃돈을 주시는 유일한 어른 이시니까요.

글/ 사진: 나은혜 |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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