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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사람, 못 버리는 사람

11/08/19       한준희 목사

버리는 사람, 못 버리는 사람


모처럼 책상 서랍을 정리해 보았다일부러 서랍 정리를 한 게 아니라 더 이상 서랍에 넣을 공간이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것 같아 정리를 하게 된 것이다하나 둘씩 버릴 것을 정리하다 보니 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버릴 물건을 다시 꺼내 보관할 물건 쪽으로 옮겨 놓았다그렇게  정리를 해 놓고 보니다시 책상이 포화상태가 되어 버렸다버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자꾸 모아 놓는 나의 성격이 책상 서랍을 정리하면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은 말 그대로 창고다옷장에는 벌써 몇 년동안을 입지 않고 쌓아둔 옷 때문에 옷을 걸 때가 마땅치 않다그래서 문고리에도 걸쳐 놓고 의자 위에도침대 위에도 옷을 놓고 지낼 때가 많다지난번에 집사람이 옷장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옷장은 여전이 포화상태다.

 

책상 위에도 책과 각종 우편물들서류들볼펜들각종 잡화물들늘 먹는 약병들온갖 것들이 다 있다버릴 것이 없다다 쓸만한 것들이기에 모아 논 것이다그래서인지 항상 책상 위는 나도 정신이 없다도무지 버려야 하는데 버리지는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이제는 중요한 것들조차도 어디 있는지 나도 헷갈린다

 

신발장에 가보았다, 5식구 신발이 왜 그렇게 많은지 신발장도 포화상태다구두운동화슬리퍼등산화장화 등이 몇 개씩이나 되는지 나도 잘 모른다. 10년 전에 신었던 구두부터 몇 년 동안 한 번도 신지 않은 신발 때문에 신발장도 이제는 그 한계를 벗어났다

 

하기야 15년 동안을 이사를 한번도 가지 않았으니 버릴 기회가 없었다고나 할까그래서 물건들이 쌓여 있다고 하면 핑계가 될 뿐이다한마디로 버리지 못하는 나의 성격이 집안을 창고로 만든 주범이 된 것이다.

 

반대로 우리 집사람은 잘 버린다옷도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서인지 옷장이 깨끗하다주방에 그릇도 각종 컵도 과감하게 버린다그래서 주방은 깨끗하다하지만 지난 번에는 내가 즐겨 사용했던 물 잔을 버린 것 때문에 조금 말싸움이 있었고버리는 것 때문에 못마땅한 것도 있고짜증나는 것도 있다.

 

집사람은 내가 모를 때 그냥 버린다그러면서 늘 내가 못마땅하다는 것이다왜 입지도 않는 옷을 쌓아 놓고 있고보지도 않는 책은 왜 보관해 놓고 있는지다 먹은 빈 약통은 왜 보관해 놓고 있느냐고 매일 투덜거린다그렇 때마다 “야 이 사람아다 쓸데가 있다고….” 버리려는 아내와 버리지 못하는 나의 행동이 서로 충돌한 것은 꽤 오래된 우리 집 행사이다.

 

그러던 어느 날버리는 아내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책 속에 감추어 둔 봉투 속 비상금을 무심코 책상위 에 꺼내 놓은 것을 아내가 못 쓰는 우편물인 줄 알고 다른 우편물과 함께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었다다행히 쓰레기통을 뒤져 찾아내긴 했지만  이 사건이 나에게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모아 놓는 나에게도 문제가 많지만 버리려는 아내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나는 정작 버려야 할 것을 안 버리고 쌓아 놓고 있는 나의 모습과 버리지 말고 반드시 보관해야 할 것을 버리는 아내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신앙 상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내 성품 안에 버려야 할 것이 많다부정적인 마음나태함시기,  질투불만족두려움남의 탓하기욕정 같은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 놓지는 않았는지 보게 되었다각종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결과정작 간직해야 할 것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되었듯이각종 부정적인 요소들이 쌓이고 싸여 정작 사용해야 할 겸손과 온유함편안함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자함과 진실한 마음은 버리지 못하는 넝마구니 쓰레기와 함께 내 마음 한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지나 않은지….

 

또한과감하게 버리기를 즐겨하는 아내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또 버렸다는 아쉬움이라 할까오늘도 함께 하고 계신 성령님을 버리지는 않았는지(버렸다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해도), 너그러움으로 이해해야 할 마음은 버리고 왜 그렇게 했느냐고 남을 심판하면서 스스로 의로움은 간직하고 있지나 않은지….  버리지 말아야 할 겸손과 온유와 진실과 평안함과 긍정적인 마음까지 덤으로 버리지는 않았는지 생각나게 한다.

 

이제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또한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목숨걸고 버리지 말아야 한다,

믿음의 생활을 잘 한다는 것은 버릴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이민생활과 신앙생활을 잘하게 되는 중요한 갈림길이 된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요즘이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가는 구습을 좇는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을 입으라(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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