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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감사의 비밀

11/25/19       한준희 목사

돌고 도는 감사의 비밀


나는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던 중 예기치 않은 일로 병원에 실려 간 일이 있었다.

그렇게 큰 사고도 아니었는데 느닷없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선고를 받았고 다음날 수술을 받았다. 장이 파열되었다는 것이었다. 며칠전 훈련소에서 기압을 받다가 요령을 피운다고 조교로부터 옆구리를 발로 차였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다.

 

그 당시 수술 후 일반 병실로 내려와서 난 많이 울었다. 집 생각도 났지만 수술한 부위가 조금만 움직여도 많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파서 운 것도 운 것이지만 어느 누구하나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없는 차디찬 군 병실에서의 생활이 나를 더 서럽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수술한 나에게 쫄병이라고 밥을 타오라 하지를 않나, 병실 불침범을 시키지 않나, 같은 훈련병들끼리 며칠 먼저 들어왔다고 신고식을 시키질 않나, 정말 해도 너무한 군 병원생활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고참들의 행패에 수술한 부위가 문제가 생겨 다시 수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당했다.

 

그리고 다시 일반 병실로 내려왔을 때는 다른 병실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나는 한사람의 천사를 만났다. 그 병실에 위생병이었는데 나를 끔찍이도 보살펴주었다. 수술 부위가 아파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일으켜 앉혀 놓고 밥을 먹여 주었고, 때로는 사과도 깍아서 먹으라고 권하기도 하였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던 그 위생병이 나에게는 천사였었다.

 

그렇게 약 두달을 난 그 위생병의 사랑을 받고 퇴원하였고 3년의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제대를 하게 되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내 마음 속에는 그 위생병의 얼굴을 어렴푸시나마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후 30여년이 흐른 10여년전 난 한국을 방문하고 있을 때였다, 동대문 기독교 서점을 찾아 갈일이 있어 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갈 무렵 길옆 바닥에 가죽 가방을 깔아 놓고 파는 한사람이 눈에  들어 왔다. 순간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다 싶어 걸음을 멈칫하며 그분을 바라보면서 내 갈 길을 걸어갔다. 어디서 보았더라? 누구지??  

 

책을 사면서도 계속 어디서 본 얼굴인데,,, 나는 순간 30여년전 나를 그렇게 고맙게 대해 주었던 그 위생병이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맞다 그분이다, 나는 가슴이 뛰는 흥분을 안고 다시 그 장소로 달려갔다. 그런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닌가?, “혹시 논산 지구병원 위생병으로 근무하지 않으셨나요?”“ 그런데요” 맞다 그분이었다, 그분은 나를 기억 못하고 있었어도 난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그분이 마감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돌아왔고 그분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였다. 그리고 얼마의 돈을 드리면서 감사를 표했다. 30여년만에 고마운 위생병에게 감사를 표한 그해 한국방문은 나의 생애에 최고로 기쁘고 흐믓한 해였다.

그런 일이 있은 지 몇 달이 되었을까, 다시 평범한 목회로 돌아온 어느 주일, 80대 중반의 할머니 한분이 우리 교회를 찾아왔다, 나는 그분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개척 초기 우리교회 몇 달을 다니시다 한국으로 돌아간 그분임을 난 기억하고 있다.

 

이분이 나를 찾아 다시 미국에 왔단다, 물론 아들이 뉴욕에 살고 있기에 오신 것이지만 15년전 자신에게 너무 잘 해준 것이 생각나 고마워서 찾아왔단다. 하기야 그럴 이유가 있었다. 당시 미국에 아들과 같이 왔는데 아들이 직장도 마땅치 않고, 신분도 해결이 안 되어 있었고, 이민초기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교회를 오신 것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눈에 문제가 있어 병원을 다녀야 할 상황이었다.  

 

나는 내가 잘 아는 안과 의사에게 전화해서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눈을 좀 치료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때 그 의사는 나의 부탁을 쾌히 승낙했고 그 할머니 눈을 전액 무료로 치료해 주었다. 내 기억에 서너번 병원을 모시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 사실을 고맙게 여긴 할머니가 15년이 지나서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당시 우리교회는 이름도 바뀌었고, 교회도 몇 번 이사를 했던 때였을 뿐더러 전화번호까지 바뀌어서 나를 찾는데 수고를 많이 하였단다. 그렇게 교회를 찾아와서 두툼한 봉투를 전해주면서 하는 말이 “이제야 마음 편하게 남은 인생 살 수 있을 것같다”고 하셨다. 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가신 것이었다.   

 

나는 이 두 사건을 통해 감사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30여년만에 고마운 그분을 기억하고 감사를 전했더니 그 감사가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찾아 왔다는 이 감사의 비밀, 돌고 도는 것이 감사임을 깨닫게 되었다.

 

감사할 사람을 찾아서 감사를 표할 때 그 감사함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이 비밀은 주께서 가르쳐주신 비밀일 것이다.   

 

다윗이 가로되 무서워 말라 내가 반드시 네 아비 요나단을 인하여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 내가 네 조부 사울의 밭을 다 네게 도로 주겠고 또 너는 항상 내 상에서 먹을지니라(삼하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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