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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유익

06/30/20       한준희 목사

코로나로 인한 유익


오래 전한국에 있을 때 우리 동네에 큰 물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당시 연립주택 1층에 살고 있던 나는 지하에 물이 넘쳐 오르면서 우리 집으로 수위가 올라오는 것이었다이미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집에서는 하염없이 가스 경고음이 요란하게 들리고 밖에서는 경찰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하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상황에서 사실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나는 당시 아내와 함께 간단한 옷과 중요 물품을 차에 싣고 높은 지대로 피신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도 전개되었다.

 

다행히 물이 우리 집까지는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마무리가 되었지만 아랫집 지하 4가구는 완전히 물에 잠겨 모든 살림도구 및 각종 물품들이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지하 아랫집 사람들은 물 펌프모터를 가지고 와 종일 물을 퍼내야 했고버릴 물건은 버리고 말려서 쓸 물건은 햇빛에 말리는 일을 해야만 했었다.

 

나는 그 지하 사람들의 수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그들과 함께 물을 퍼내고 살림도구를 밖으로 내 놓고 정말 열심히 그들을 도왔다사실 난 아랫집 이웃과 그저 인사만 하면서 지냈을 뿐 그들의 이름도 가정 내막도 모른다그런데 그 날 함께 일을 하면서 그분들이 뭘 하는 분들인지 이름이 뭔지 애들은 몇 명인지 대강 그들의 가정 내막을 알게 되었다.

 

다음 날 저녁 지하 식구들과 우리는 뒷 공터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오랜 친구인양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후에 나는 귀중한 친구 둘을 얻었다어느덧 3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우리는 서로 연락하면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된 것이다.

 

수해라는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산상의 손실도 컸지만 그 큰 어려움 안에서 우리는 귀한 사람을 얻었다그때 그 홍수가 우리에게는 큰 유익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교회는 문을 닫았으며 사람들과의 만남조차도 단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벌써 3개월이 지났다어쩌면 인간 모두에게 내려진 시련의 기간이라고 생각된다그런데 이런 시련 속에서도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다.

 

집에만 있는 날이 많아지자 나는 옷장을 열어 옷 정리를 해 보았다그 동안 안 입고 장 속에 잠자고 있던 옷들이 꺼내보니이제 시대가 간 옷들색이 발한 옷들을 정리해 버렸다뿐만 아니라 책장 정리도 했다산더미 같은 책들이 상자 안에 쌓여진 채 몇 년이 흘렀던가책장에 꽂아 논 책들도 어떤 책들은 누렇게 발했고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었다난 버릴 책들과 다시 책장에 꽂아 놀 책들을 정리해 보았다이제 집안이 넓어졌고 깨끗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어쩌면 이런 작은 행동이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얻게 된 유익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집 뒤뜰 텃밭에는 아내가 심어 논 고추 상추 호박 깻잎들이 있다나는 이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것 또한 코로나 전에는 하지 않았던 나의 행동이다아니 전혀 관심도 없던 채소 기르기였다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면서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이렇게 귀한 생명체를 기르는 재미를 난 코로나 이전에는 관심도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이런 재미가 또한 코로나가 준 유익이 아닌가 본다.

 

그뿐 아니라 집에만 있자니 좀 답답하다그래서 아내와 공원을 산책하다 보니 이제는 공원 산책이 하루 일과가 되어버렸다점심을 먹고 공원 산책을 하다 보니 아내와 별별 이야기를 다한다총각 때 방탕했던 이야기신학교 다닐 때 나를 좋아했던 여 전도사님 이야기교회에서 어린이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생겼던 이야기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이야기시댁에서 섭섭했던 이야기,  35년을 같이 살면서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한 적이 언제였던가공원 산책은 아내와 친구가 된 느낌이 든다그냥 같이 걷는 그 시간이 정말 좋다마치 결혼 전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

 

이런 쏠쏠한 재미를 왜 난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던가매일 아침 일어나서 시작하는 것이 새벽기도회아침점심저녁을 먹는 이유가 주일설교수요설교 등등 설교를 준비하는 것 때문에 먹는 게 되었고눈만 뜨면 예배예배예배를 준비하고예배를 드리는 것 외에 뭘 느끼면서 살아왔던가모처럼 내 시간을 가지려면 친구 목사님들과 만나 점심 먹고커피 한 잔 하는 것 외에 가족을 위해아내를 위해 뭘 했던가?

  

예전에 해 보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던 내 주위의 일상적인 삶이 새삼스러워진다이제 나에게 정리 정돈을 하면서 사는 게 무엇인지아내가 왜 소중한지우리가 먹는 각종 채소들의 신비한 자라남그리고 매일 걸으면서 느끼는 건강관리이 모든 것이 내가 목회를 하기 위한 소중하 발판이었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가져다 준 유익이 아닌가 본다.   

 

목사의 삶이란목회를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회를 하도록 하게 하는 가정에서의 삶과 가족의 소중함도 다 목회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한 것이 바로 코로나가 가져다 준 유익이라 느껴지는 요즘이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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