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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주시겠어요

07/24/20       김창길 목사

떠나 주시겠어요


만장일치로 청빙받아 온 삼년

캄캄한 밤 포트리 목사관 아파트 사층에 찾아 온

착하고 어진 집사는 망설이다가

어느 집에서 집사 몇 명이 모여

목사님이 교회를 떠나 주시기를 원한다며

그 소식을 전하러 대표로 지명 받아 온 발걸음

말을 전하고 말을 듣는 단 둘이 조용하고 짧은 시간

총총히 문을 나서며 멋적어하는 집사를 배웅하고

리빙룸에 혼자 앉아 한숨을 쉰다

   

평생 처음 듣는 날벼락 같은 소리

그 울림이 잠 못 이루는 밤이 되어

목회전념한다면서 그런 눈치를 못 챈 둔함을 탓하며

여기 떠나 오기 전

굳이 칠년 반만에 목회자가 여섯 번 바뀐 교회에

꼭 가야 하느냐고 반대하던 선배들이 떠오르고

너 같이 온실에서 자란 목사가 사나운 뉴요커를

당해 내겠느냐는 친구들의 충고 여운이 상념으로 부딪쳐 온다

   

진정 세 교회가 모두 청빙해왔을 때 기도하며 금식하며

선택했던 응답받은 교회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빈약한 조건을 마다하지 않고

순교정신으로 끝까지 목회하리라는 신념으로 한 각오

앞이 깜깜하고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기도만 드리는

   

이제 세째를 출산한지 얼마 안 된 삼 십대 초반 아내에게 말할 면목이 없는

세 아이들과 함께 온 식구가 한 침대에서 자던 아내가 눈치를 채고

삼 일째 되던 날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

교회와 목회 사역을 아내에게 말하지 않는 금기를 깨고

아내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내는 차분하고 담대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목사님 하나님이 보내주신 교회인데 무엇을 염려 하십니까

지금까지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해 주시는데 뭘 고민하십니까?

기도하면서 사심 없이 목회에 전념하시는데 무엇이 문제됩니까

아이들이 잠자는 시간에 새벽 기도회 나가셨다가

심방이 늦어져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돌아오시는 목사님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부족한 면을 주님이 채워 주시고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새벽 기도회 모두가 떠나 가 버린 시간

한참동안 기도가 끝나고 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환히 비추는

무심히 펼쳐진 성경말씀

출애굽기 14장 14절 주께서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

눈이 번쩍 뜨이는 말씀.

주일예배를 드렸지만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찾아와 그런 말을 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온 교인들은 목사님의 목회를 따랐습니다.

그 후에도 그런 얘기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박희민 목사님이 나를 보내면서 하신 말씀

이민 목회를 하다가 보면 세 번의 고비가 있다고

첫 번이 삼년이 되면 목사를 어느 정도 알아 약점을 갖고 흔든다고

두 번째가 오년이 되면 교회 문제를 가지고 목사에게 도전한다고

세 번째가 7년 8년이 되면 목사를 크게 흔들어 댄다고

목회자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고 주님 편에서

목회를 해야 한다는 부탁십년이 지나면 교회는

정상적으로 목회 철학에 협조해 은혜로운 목회를 하게 된다고

   

주님이 교회는 제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교회이므로 주님이 해주셔야 합니다

주님이 교인들은 저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교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하나님이 주장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나는 이 교회에서 삼십년 십 개월의 목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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