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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끓이는 특별한 수프

12/11/15       나은혜 목사

새벽에 끓이는 특별한 수프


나는 요즘 새벽예배를 마치면 수프부터 끓인다. 양송이 수프를 끓일때도 있고 쇠고기 수프를 끓일때도 있다. 물론 어떤날은 옥수수 수프도 끓인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서 기도를 해야지 그렇게 일찍 웬 수프를 끓이느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이다. 사실 새벽 예배 마치고 아침을 먹기는 많이 이른 시간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와 남편 K선교사는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어머니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새벽예배 후의 수프 끓이기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지은나 교회에 새벽기도를 나오시는 빨간코트 권사님 때문이다. 권사님은 벌써 한달째 새벽예배에 나오셨다. 그쯤 시간이 되고 보니 이런 저런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권사님의 일과가 병원에 다니시는 일이라고 하시는 것이다. 아프면 물론 병원에는 가야 하지만, 권사님의 문제는 기력이 없고 체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권사님은 도통 식사를 잘 안 하시는 것이다. 아침도 안 드시고 점심 한 끼 겨우 드시면 저녁도 잘 안드신다고 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나는 노인문제에 대해선 조금 아는 편이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권사님 식사 제대로 안하시면 큰일 납니다. 연세 드시면 밥힘으로 사시는데 식사를 그렇게 안하시면 안되요." 그러나 권사님은 먹기가 싫은걸 어떻게 하느냐고 하시는 것이다.

오죽하면 권사님의 주치의인 의사 선생님도 "할머니, 먹기 싫으셔도 물에 밥을 말아서 꿀떡 삼키더라도 밥을 먹어야 합니다. 아픈게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너무 없으십니다." 라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아침에 잘 일어 나지도 않으실뿐 아니라, 밥도 안 먹겠다고 하실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 나는 어머니에게 무슨 사정을 해서라도 어머니를 일어나게 해서는 식사를 하시도록 만든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일어나지도 못할만큼 힘들다던 어머니가, 억지로라도 밥이든 죽이든 씨리얼이든 음식을 드시면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을 발견하게 되곤 한다. 이처럼 노인은 식사를 해야 체력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권사님에게 아침 드시는 훈련을 해드려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침 울산의 어느교회가 선교사인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보내 왔는데 한박스의 물품 가운데 수프가 몇 봉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는 새벽에 수프를 끓이기 시작한 것이다. 권사님은 새벽 예배가 시작되기 30분전에 오시기 때문에 기도부터 하시고 새벽 예배가 끝나면 곧 가실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도 권사님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새벽예배가 끝나면 곧장 수프를 끓이는 것이다. 사과를 한접시 깍아 놓고 수프를 끓여놓고 권사님을 북카페로 오시게 한다.

수프에 후추가루를 살짝 뿌려서 드리고 나와 남편도 함께 먹는다. 이렇게 한 일주일 이라도 훈련을 하면 아침을 드시지 않을까 싶어서 수프 끓이기를 생각해 낸 것이다.

권사님은 처음엔 사양 하시다가 이제는 즐겁게 드신다. 자신은 인스탄트 음식은 절대 안 먹는데 맛있다고 하시면서 드신다. 이제 권사님이 아침 드시는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하신다면 오~ 예! 마침내  나는 성공한 것이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약2:16)

글/ 사진: 나은혜 목사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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