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군에서 제대한 나에게 늘 함께 해 주었던 목사님이 계셨다. 어머니께서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이분이 나를 찾아와 성경공부를 하도록 한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난 거의 1년이 넘게 그분에게 성경의 진리를 배웠었다. 성경을 배우면서 당시 얄팍한 나의 성경 지식을 가지고 그분에게 내 주장을 강하게 어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때로는 말이 높아지고 화까지 내면서 그 목사님에게 내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런 나에게 늘 웃으면서 내 말을 들어주고 어김없이 약속된 시간에 와서 나에게 성경을 가르치곤 하였다.
나는 그분에게 성경을 배웠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그분의 인자한 모습, 웃으면서 나를 대해 주었던 그 모습, 내가 도전적으로 내 주장을 펼치면서 말을 높였던 그날 쓸쓸히 집문 밖 언덕길을 내려가셨던 그분의 뒷모습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난 그분이 참 존경할만한 목사님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느껴보았다. 그런 인자한 모습이 자꾸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도 어린 나에게, 건방지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교만한 나에게 끝까지 웃으면서 대해주셨던 그분이야 말로 정말 존경 받을 만한 목사님이셨다.
내가 사는 이곳 뉴욕 시에도 참 존경할만한 목사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데 그분들이 도무지 교계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귀하신 목사님들이 교계를 이끌어가야 목사님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인 사회가 밝아질 텐데 도무지 나타나지를 않는다, 아마 하도 목사 같지 않은 목사들이 목청을 높이는 모습에 상대적으로 그들은 숨어버렸나 보다.
목사님들의 세계가 참 부끄럽다. 교계 선거철이 되니 서서히 목사들의 비열한 모습이 드러난다. 단체장 선거에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이라 할까, 회비를 대납해주면서 표를 돈으로 사는 후보가 있단다. 또 온갖 유언비어를 만들어 서슴없이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고, 분명히 그런 잘못된 목사가 회장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의 이익관계로 잘못된 회장을 뽑는다.
이런 부패한 목사들의 모습에 반감을 가지고 아예 교계에 얼굴도 안 내미는 목사가 부지기수다. 그럼 얼굴을 안 내민다고 그들이 의인이 되는 걸까? 오히려 부패한 목사들이 더 부패하도록 만드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숨어버린 목사들 아닌가 본다.
그래서 일반 성도들은 본받을 목사가 없다는 것이다. 본받을 목사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교인들이 방황하고 있다. 뭘 모델로 삼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몰라 이 교회 저 교회를 찾아 다닌다. 뿐 만 아니라 교회 중직을 맡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난다. 그 책임이 부패한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숨어버린 목사에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정말 이 시대에 의인이 있는가? 많은 목사님들의 방송 설교를 들어보면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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