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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된 목사의 존재의식

03/18/21       한준희 목사

상실된 목사의 존재의식


내가 아는 목사님 중에는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목사님이 계신다이분의 집에 가보면 벽에 온통 그림으로 도배질을 해 놓았다지하실을 목양 사무실로 꾸몄는데 그곳에 그림이 수백장이 쌓아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다 안다.

 

어쩌다 이 목사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이야기의 절반이 그림 자랑이다어떤 그림은 땅 속에서 솟아오르는 새싹 옆에 아기를 탄생시키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 논 것인데 의미가 상당히 깊은 그림도 있고어떤 그림은 그냥 물감을 떡칠해 논 그림도 있고검정 물감에 가느다란 흰색만 칠 해 논 그림도 있다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그림이란다

 

이 목사님은 자기는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고 또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그림에 무지한 나는 언뜻 이런 생각이 든다목사가 그림에서 행복을 느끼고 희열을 느낀다면 목회에서는 행복을 느끼고 있는 걸까 의구심이 든다.

 

내 의구심이 맞았다그분은 목회에 자기 존재감을 상실한 분으로 느껴진다목회에 재미가 없단다, 20여년 목회해 왔지만 부흥되지 않는 교회성도가 몇 명 안 되니 교회 재정이 충분할 리가 만무하고몇 명 안되는 교인들에게 온 정력을 다해 성경공부를 가르쳐도 그때뿐인 교인을 보면서 자기가 왜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는지 모르겠단다한마디로 목회가 재미없단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 자기 존재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단다나는 그분의 말에 동의한다.

나도 한때는 목회하는 재미를 상실했을 때가 있었다아무리 말씀을 외쳐도 성도들은 교회에 관심이 없다그냥 주일에 교회 와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긴다아무리 성경공부를 가르쳐도 조금만 사모나 목사에게 섭섭함을 느끼면 그냥 교회를 떠나간다.

 

그런 목회 현장에서 난 늘 우울했다내가 느껴야 할 존재감이 교회에서 느껴지지 않자어디에서도 기쁨과 행복을 느낄 장소도 없었고 또 표현할 재능도 없다보니 삶에 존재감마저 상실할 때가 있었다그 당시 내가 희열을 느끼고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즐겼던 축구였다,

 

그렇게 좋아했던 축구를 목사가 되어 다시 축구를 하게 되면서 난 내 존재감을 회복했고 축구로 인해 자신감도 회복했다축구를 하고 흘린 땀을 샤워를 하고 나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정말 그림을 그리고 희열을 느낀다는 목사님같이 나도 그런 행복감을 느꼈다그런데 목사가 축구로 인해 행복함을 찾았다는 말이 나 자신에게도 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는 그때 알았다목사가 하나님 앞에서 존재감을 가지지 못하면 목사도 세상이 만든 스포츠나 놀이기구 또는 개인적으로 가진 재능으로 음악을 한다거나 그림체육조각시나 글 등으로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간 심리가 발동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자기 존재감을 들어내려는 욕구는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출발했다고 한다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은 힘에 의해 다른 동물에게 물려 죽거나 큰 부상을 입어야 하고 늘 도망 다녀야 하는 힘겨움이 존재감의 상실로 여겨졌을 것이다그런 인간에게 자기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근거가 바로 무언가를 만드는 발명품이나 동굴 안에 그려진 그림돌이나 나무조각으로 만든 돌상 목상 등 각종 건축물들로 인간의 존재를 승화시켰으리라 여겨진다아마 이것이 오늘날 예술로 승화되어졌다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인간은 자기 연약함을 뭔가로 승화시켜 존재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 틀림없다나이든 할머니가 하루종일 뜨개질을 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려는 의식아픈 몸을 이끌고집안 청소라도 해서 자신이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증명해 보고 싶은 욕구가 다 존재의식 때문 아닌가 본다.

 

그런데 목사는 다르다목사의 존재의식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서 존재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주인과 종의 존재의식부른 자와 부름을 받은 자의 존재의식아버지와 자녀의 존재 의식이 없다면 목사는 엉뚱한데서 자기 존재를 증명 받고 싶어 한다.

 

목사가 주어진 목회에서 자기 존재의식을 느끼지 못하면 더큰 하나님의 일이라고 여기는 교계 단체에 가서 임원 한자리 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려 하고 또는 예배순서 하나 맡아 자기 존재를 증명해 보려 할 뿐 아니라 단체 사진이나 찍어 자기 존재가 살아 있다는 것으로 증명해 보고 싶은 욕구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은 존재의식이 희미하기 때문 아닐까 보여진다.

 

목사는 세상에 내 놓으면 아무 쓸모없는 존재다왜냐하면 하나님 앞에서만 사용되어지도록 부름받은 존재이기 때문이다그 존재감을 상실하면 목사는 엉뚱한 것에 정렬을 쏟고 그것에 삶의 희열을 느끼는 길로 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요즘 하나님의 부르심에 소명을 재확인해 보는 그런 생각을 한번쯤 다시 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 

 

내가 너를 복중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태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구별하였고 너를 열방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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