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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의 시작

10/01/21       이계자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


 한 집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이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짐 정리를 하다보니 어머나! 세상에…. 집안 구석구석 쟁여놓은 짐들이 이렇게 많은 지 정말 몰랐어요!” 그렇다. 나  역시 지난 8월, 11년 동안 살던 집에서 이사를 해야 할 상황이 되어 짐을 싸다보니 그동안 여기저기 차곡차곡 담아놓고 끼워놓았던 짐들이 얼마나 많던지!      

 

 우리 가정의 재정 형편과 가족들의 필요에 근접한 집을 찾는 일도 쉽진 않았지만 더 어려운 일은  많은 짐들을 정리하여 줄이는 것이었다. 11년 전, 이 집으로 이사 올 때는 짐을 놓아 둘 여분의 공간(지하실과 차고)이 있어서 별 고민없이 짐을 쌌지만 이번의 경우는 크게 달랐다. 무엇보다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올라있는 렌트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할 형편이기에 여분의 공간이 없는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니 짐이 많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대부분의 목회자 가정이 그렇듯이 우리 부부도 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간 여러 번의 이사를 다니면서 꽤 정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많았다. 그 뿐 아니다. 남편은 여기저기에서 얻은 공구에 관심이 많아서 몇 박스나 쌓아놓았고, 나는 과거 어린이 사역을 하는 동안 직접 만들었거나 구입해서 사용했던 교재와 자료들에 대한 애착과 미련이 많아서-물론, 그 중 일부는 15개월된 손녀의 신앙교육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하염없이 끌어안고 있었다. “이참에 좋은 일 좀 합시다.” 남편과 나는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뉴욕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하여 나눔을 실천하였다. 

 

 남편의 애장품인 턴 테이블(전축)과 엘피(LP)판들을 비롯한 여러 물건들, 심지어 애지중지 키워서 거실 천장까지 키가 자란 행운목에 이르기까지…. 또 많은 옷 가지들과 구두, 가정용품들은 루푸스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일하는 LFA(Lupus Foundation of America)에 기증했다.  

 

 엄청난 짐들을 정리하면서 떠오른 단어가 하나 있었다.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미니멀 라이프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말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갖춘 채 살아가는 삶의 스타일을 말하는 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신박한 정리’라는 TV 프로그램을 보았다. 집안 가득, 필요없는 물건까지 쌓아 놓고 어수선하게 사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깔끔하게 집안 정리를 해 주는 내용이었다.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미니멀 라이프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11년 만의 이사를 위해 어마어마한 짐을 정리해 나누고, 버리고, 싸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그 일을 하면서 많은 회개와 반성, 그리고 굳은 다짐을 했다.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많은 짐들을 잘 정리하여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내 생각과 마음 구석구석에 묵은 때처럼 들러붙어 있던 부정적인 생각의 짐들, 풀어내지 못한 감정의 짐들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그것들 역시 낱낱이 끌어 내어 씸플하고 말끔하게 정리하며 사는 것도 정신적인 면에서의 미니멀 라이프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나름 검소와 절약을 모토로 삼고 살아오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버리지 못하여 모아놓고 쌓아 놓았던 짐들이 너무 많았다. 이사짐을 싸면서 미니멀 라이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정한 의미의 미니멀 라이프를 영위하려면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책이든, 옷이든, 가구든, 가전제품이든, 무엇이든…. 사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물려받을 기회가 생길 때라도 한 번, 두 번, 세 번 다시 생각해 보리라. 이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정말 꼭 있어야 할 것인지를…. 

 

 우리 조부모님 세대나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지금 우리들은 너무 많은 것을 지나치게 누리며 산다. 먹는 것, 입는 것을 비롯하여 가구, 전자제품, 레저용품, 자동차, 기타 등등….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버리는 것도 많고, 낭비하는 것도 많다. 이로 인해 사람들도 병들어 가고, 지구도 점점 더 병들어 가고 있는 걸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막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 초년생으로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아직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실행에 옮겨 보라고.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것이니라(딤전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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