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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세대 & 386세대

09/30/21       박효숙컬럼

386 세대 & 386세대


 386세대란 1990년대 당시, 나이가 30대이고, 80년대 학번을 가지고 있으며, 60년대생인 성인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컴퓨터 CPU 80386을 탑재한 386컴퓨터를 빗대 ‘386세대’ 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습니다. 그래서 기성세대를 소위 386세대라고 부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부모에게 대들며…스승에게도 대든다.” 기원전 425년경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전해집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시대나 버릇없는 젊은이들은 존재한다는 것을, 어느 시대나 젊은이들은 다 그랬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때 그렇게 젊었던 이들이 결혼을 하고, 낳은 자녀들이 이제 다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렇게 버릇 없었던 젊은이들이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된 것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다 그렇게 불완전합니다.

 

 우리들의 부모도 불완전한 부모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그 당시의 부모 역시 자신들의 미해결과제를 자식을 통해 해결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시대의 부모들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자신의 자녀가 특별하기를, 다시 말해, 남보다 더 똑똑하고,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성취하기를 원했습니다.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부모 자체가 힘들고 버거운 삶을 사는 시대에 놓여 있었기에 자녀가 얼마나 힘든 지, 얼마나 두려운 지를 들여다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부모 자체가 좌우 앞뒤 살필 여유 없이 직진만 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스스로를 탐탁치 않아 하셨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자녀에 대한 기대로 이어집니다. 두려움, 불안, 어긋난 기대 등의 부정적인 정서가 세대에 걸쳐 전승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세월을 이겨내고, 버텨오신 분들이 우리들의 부모입니다.

 

 70~90대 부모세대는 보통 자녀에게 분노와 두려움이 나쁘다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혼을 내며 키웠습니다. 야단치는 상황의 전달 메시지가 "너는 틀렸다. 너는 나빠. 너는 쓸모 없어"였습니다. 틀려서 틀렸다고, 나빠서 나쁘다고, 쓸모 없어서 쓸모 없다고 말했기보다는, 좀더 바르게 살기를, 좀 더 반듯한 삶을 살기 바라는,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억눌린 욕구가 들어 있었습니다.

 

 욕구가 문제가 될 때는 감정이 억눌려 있을 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체성을 장악해 삶을 흔들어 놓을 때입니다.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편안해져야 하는데,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을 완화시키려고,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고, 지쳐버립니다. Here & Now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현재가 중요한데, 많은 부분, 현재를 저당 잡히고 미래를 사느라 지금 여기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미래가 현재 순간에 얻지 못하는 만족을 제공해줄 것을 끊임없이 기대합니다. 

 

 상담현장에서 보면, 부모를 원망하고 좌절하고, 일어설 힘을 잃고, 바닥에서 웅크리고 사느라 에너지가 소진된 젊은이들을 만납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세월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부모세대인 우리들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젊은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답답한 삶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불완전함은 우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존재의 자연스러운 부분입니다. 불완전한 부모를 경험한 우리 역시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밖에 살아갈 수 없었던 부모세대를 이해하고, 긍휼이 여기는 마음을 가지면 관계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우리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요즘은 젊은이들을 ‘386세대’라고 합니다. 3·1절을 모르고, 8·15광복절을 모르고, 6·25사변을 모르는 세대라는 의미입니다. 모르면 알아가면 됩니다. 그러나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려 노력한다면, 우리들의 미래도 소망이 있습니다. 

 

386 세대와 386세대의 관계회복, 우리들의 거룩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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