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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각’

05/07/22       박효숙컬럼

‘엄마 생각’


해맑은 바람이 넘실대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의 달 행사가 유난히 많아 가정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는 달이라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가정은 언제나 사랑이 주요 이슈인데사랑이 색깔을 바꾸어 때로는 기쁨’ 이라는 이름으로,  ‘라는 이름으로때로는 슬픔’ 이라는 이름으로때로는 즐거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가족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살면서 느끼게 된 것은 사랑은 불쌍히 여김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불쌍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시작된 사랑이 완성을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그토록 밉던 사람도밤잠을 못자게 했던 불편한 사람도 마음 속에서 긍휼이 여겨지면 딱딱했던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상담현장에서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아 이혼 하기로 결심하고상담실에 찾아오는 내담자 들을 만납니다당장 갈라 서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고 찾아온 상담실에서 상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흐르기 시작하면얼음처럼 차갑던 마음이 녹기 시작합니다

또한 사랑은 이해(理解)에서 시작됩니다가장 힘든 관계가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가족관계입니다마음에 안든다고 바꿀 수도 없는 관계가 부모 자식 관계입니다그래서 더욱 힘든 관계입니다.  아무리 소통이 안되는 부모와 자식 관계라 하더라도 먼저 상처를 치유한 사람이 마음문을 열고 상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사랑도 용서도 가능하게 하게 됩니다.

이해는 영어로 언더스탠딩(understanding)으로상대의 밑에 서 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상대를 이해하는 길은 그 사람의 밑에 서는 낮은 마음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시절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져보았습니다가정마다 모양과 정도는 다르지만 크고 작은 문제는 다 있습니다.

 

사랑이 색깔을 바꾸어 때로는 기쁨’ 이라는 이름으로,  ‘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슬픔’ 이라는 이름으로때로는 즐거움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고우리들의 부모님들도 불완전 하기에 우리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답은 주님이 우리들에게 보여주셨던 것처럼 불쌍히 여김과 이해에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난 내담자가 있습니다그녀는 어린시절친정엄마의 알콜의존으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경험한 내담자였습니다주변에서 그렇게 말리고권했는데도 불구하고 친정엄마의 술은 멈추지 않아가정불화는 물론자녀들도 뿔뿔이 흩어졌고아버지는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일찍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알콜의존은 더 심해졌고맏이였던 그녀는 가정의 모든 책임을 떠맡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 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콩닥거리고 혈기가 올라온다고 했습니다그로 인해 당면했던 가정 내의 크나큰 사건들은 그녀에게 엄청난 상처가 되었으며친정엄마는 결국 70세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는 어릴 때대로성장해서 조차도 그렇게 살아가 엄마가 한없이 미웠다 고 했습니다엄마의 죽음을 앞에 놓고, 그 시절엔 원망 밖에 할 수 없었다며그런데 무서운 건 지금 자신이 자꾸면 엄마처럼 술에 의존하게 된다고그래서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알고싶다고 내방한 내담자였습니다.

내담자의 인생여정을 들으면서 제 자신의 어린시절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무척 놀랐습니다.

단지 다른 점은 상담학공부를 시작하면서 자기분석을 통해엄마의 아프고 슬픈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사랑과 관심의 지지체계가 없었던 엄마의 간절한 선택이 술 이었구나’ 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살아낼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을 알아채기 시작한 것입니다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왜 그렇게 사셔야 했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곁에 있으면서도혼자된 엄마가 감당 했어야 할 짐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한채 얼른 공부 열심히 해서 여기에서 그저 도망치려고 했던 나의 어린시절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영혼없는 자식처럼그냥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딸 노릇 하기에만 급급했었던 그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돌파구를 찾기엔 너무 어려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자신이 가졌던 죄책감을  용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는 것인데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고 싫어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는데 겹겹마다 마치 종이에 살갗을 스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중년의 부모가 되어 친정엄마를 다시 추억하며 사랑과 감사한 마음을 고백을 해봅니다.

엄마가 일부러 그런 삶을 선택하시고그런 삶을 살아내신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알콜의존으로 인해 엄마가 내려놓았던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인생의 우여곡절을 일찌기 겪었습니다그것이 유산이 되어 인생의 험한 폭풍우 속을 뚫고 여기까지 잘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 까닭입니다.

힘든 시절을 겪고 있는 내담자들의 마음을 보살피고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상담자의 길을 가게 자리를 펴 준 것은 엄마도 어쩔 수 없이 살아내야 했던 엄마의 인생이었습니다그 길을 가도록 이끈 것은 혹시나 길을 벗어날까 노심초사하며 이끌어 주신 주님의 은혜 였습니다.

바라기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으며주님이 주신 지혜로 가정마다 문제가 풀리고갈등이 치유되고 사랑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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