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October 2, 2023    전자신문보기
 500년 후에는

05/21/22       김명욱목사

 500년 후에는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 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청춘에 짓밟힌 애끓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나/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살겠네/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강원도 민요로 알려져 많은 가수들이 애창 하여 부르는 ‘한 오백년’이다.

 한 오백년 살자는데 무슨성화요. 글쎄 욕심도 많지, 어떻게 부부가 500년씩이나 살아갈 수 있겠나. 사랑이 넘치는데 정만 두고 떠나간 님. 가신 님을 그리워하는 한 맺힌 민요다. 한 오백년(500)년은 대나무의 매듭처럼 한 매듭을 짓고 넘어갈 수 있는 세월의 큰 매듭 일 수 있다. 이성계가 시조인 이씨 조선의 500년(1392-1910)매듭 처럼.

 지금으로부터 약 500 여년 전인 1517년, 가톨릭 사제이며 신학 교수였던 독일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그는 10월31일 비텐베르크 대학 성당의 정문에 95개 논제의 반박문을 게재했다. 이유 중 하나는 베드로성당 신축비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로마 카톨릭교황이 면죄부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면죄부란 살아있는 사람만의 죄가 아니라 그의 부모나 친지의 영혼조차 면죄부를 산 돈이 금고에 떨어져 잘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옥 으로 부터 튀어 나와 천국으로 간다고, 면죄부 판매는 홍보됐다. 이에 루터는 참으로 회개하는 신자라면 면죄부 와 는 상관없이 하나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를 받는다며 교황권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500년 전의 일이다.

 죄를 면제해 준다는 면죄부(免罪符/Indulgence)는 돈을 끌어들이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루터는 파면됐고 이후 루터교(Lutheran Church)를 창설했다. 러시아 선교를 다녀온 목사가 있다. 그는 한국을 갔다 와 이런 설교를 했다. 가는 곳마다 돈과 물질이 교회를 좀먹고 판치고 있다고.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돈이 부패의 온상인 것 같다.

 돈이 교회와 목사를 죄지우지 하는 풍토가 한국교회에 만연해 있음 을 그는 개탄하며 종교개혁은 지금도 유효함 을 인정한다. 미국의 교회는 뭐가 좀 다를까. 어떤 목사는, 목사들이 교회에 파고든 금권과 결탁하여 맥을 못 추는 것이 현실 이라며 개탄해 한다. 또 어느 신자는 목사가 돈 많은 교인만 찾아 심방다닌다고 한 숨 짓는다.

 

순수와 정직이 설 자리를 잃고 술수와 모함 만이 판치는 시대

 

 교회의 세습 문제, 한국에서 보내져 오는 한인목사들의 설교 방송. 이미 아버지 목사에게 세습 받은 아들이 버젓이 설교한다. 수만명의 신자에 수백억을 웃도는 헌금. 세습 받은 아들목사들은 교회에 금수저들 이다. 미국에는 이런 금수저들이 없을까. 루터가 가톨릭교회 교황권의 부패가 극에 달하자 개혁을 일으킨 후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온 개신교들의 요즘 모습이다.

 500년 동안 수백, 수천의 개신교단(Protestant)들이 창설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개혁을 원했던 루터의 신학사상과 구호는 명료하다.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총(Sola Gratia), 오직 성서(Sola Scriptura)다. 하나님 중심하에서 나온 이 원칙과 구호들은 그리스도(Jesus Christ)만이 이들을 연결해 주는 끈이 된다.

 목사도 사람이기에 돈 없이는 살 수도 없고 선교도 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 자신이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빠져 목회를 하거나 교회를 치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면죄부를 팔아 대성당을 지으려 했던 가톨릭교황과 다를 바가 없다. 또 예수를 팔아 사욕(私慾)에 써버리는 사이비 종파들과도 다를 게 없다.

 루터가 살았던 시대는 중세였다. 중세기 유럽의 사회구조는 왕권이 교황권의 지시를 받던 시대였다. 그러기에 루터의 종교개혁, 즉 교황권에 대한 도전은 종교개혁이기에 앞서 시회개혁에 더 가깝다고 신학자들은 본다. 루터 개혁의 의미는 신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철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파급돼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50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개혁은 정리되지 않고 계속 진행형이다. 오히려 교회의 부패와 성직자의 부패는 더 심해지고 있다. 순수와 정직이 설 자리를 잃고 술수와 모함 만이 판치는 시대에 교회마저 썩어가고 있는 실상이다. 앞으로 500년 후에는 어떤 교회, 어떤 종교, 어떤 사회로 변해 있을까.

 500년 후에는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사라진 후가 된다. 우리의 후손들이 이 땅을 치리하고 있을 거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목사나 성직자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을 것. 그러나 교회는 남아 계속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것이 분명하다. 500년 후의 교회의 모습은 예수께서 보실 때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63-15 Depot Rd. #2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