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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목사의 찬양

08/17/22       한준희 목사

음치 목사의 찬양


초등학교 시절, 한때 합창단에서 노래를 하곤 했었다. 어떻게 해서 합창단에 뽑히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그래도 특별한 조회 시간이나 학교 행사 때면 합창단의 능력을 과시하는 시간을 가지곤 하였었다. 그것이 나의 자존감을 얼마나 높여 주었는지 늘 뿌듯함을 가지고 합창단에서 내 역할을 감당 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었다. 합창 연습 도중 내가 이상하게 고음을 내었는지, 박자가 안 맞은 소리를 내었는지 지휘하던 선생님이 “누구야 지금 그 소리 낸 학생,”옆에 있던 친구 녀석이 “얘요,” 그날 선생님이 나를 향해 “너 그런 소리로 합창단 하겠니,”그렇게 책망했던 그 한마디에 나는 합창단을 떠났고 그 이후로 난 스스로 노래에 소질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지내게 된 것으로 기억된다. 

노래에 소질이 없다는 자책감을 지니고 살면서 내 기억에 그 이후로 대중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 본적이 거의 없었었다. 어쩌다 누가 노래를 시키면 우선 주눅부터 들면서 위축이 되고 자신감이 없어 노래다운 노래가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난 지금도 느끼고 있다.

젊었던 시절, 성가대에서 찬양을 했지만 늘 자리나 채우는 엑스트라였지 자신감을 가지고 성가대에서 노래를 해 본적도 거의 없었다. 그 당시에도 성가대 지휘하시는 분이 “좀 자신있게 하실 수 없나요,”그런 소리도 들었었다. 그렇게 난 노래와는 거리가 먼 한평생을 살았다.

목사가 된 이후 찬양을 인도하는 일이 아마 설교를 하는 것보다 더 부담을 가진 적이 많았었다. 특히 부목사 시절 찬양을 인도하는데 피아노 반주하시는 전도사님께서 “목사님 반주에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목사님께서 자신있게 해 주세요”그렇게 말한 이유는 내가 박자를 못 맞추면서 허둥대는 모습을 늘 느꼈기 때문에 했던 말로 기억된다.

그런 찬양인도에 대한 실수는 목회 3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된다. 그래서일까 난 찬양 인도하는 것에 더 신경이 날카롭다. 실수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먼저 앞서기 때문에 매주일 찬양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목회를 해 왔다.

그리고 보니 설교에 은혜가 임하게 해 달라는 기도보다 “주님 오늘도 찬양에 은혜를 더 해주세요, 못 하는 찬양이라도 받아주세요”그것이 매주일 하는 내 기도 제목이었다.

목사님들이 목회를 하면서 찬양을 잘 인도하는 목사님들 교회는 거의 부흥이 된다는 것을 난 잘 안다. 그래서 목회를 못하는 난 찬양을 못해서 큰 교회가 못되었다는 자괴감도 가지고 있다. 그뿐인가 목소리가 좋고 찬양을 잘하는 분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왜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찬양의 은사를 주지 않으셨나 하는 불만도 가져 본적이 있었었다.

언젠가 목사님들 가족이 나와 찬양을 하는 시간이 있었었다. 그때 찬양에 큰 달란트를 가진 목사님 가족들이 나와 찬양을 할 때, 박수 소리가 굉장했다, 할렐루야가 나오고 하나님께서 찬양으로 큰 영광을 받으셨다고 사회자가 극찬을 하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찬양에 달란트를 가진 분들의 찬양은 큰 영광이 되고 나처럼 음치 목사의 찬양은 하나님께 영광이 안 되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음치 찬양은 박수 한번 받아 본적 없기에 사람들에게 기쁨도 안 되지만 하나님께도 영광이 안 되는 것인가. 그런 미련한 생각이 깨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었다.

음치 찬양을 하나님께서 더 기뻐 받으신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찬양에 은사가 있으신 분들, 더욱이 음악을 전문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하나님 앞에서 찬양할 때 그들이 나처럼, 두렵고 떨리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서 찬양을 하겠는가!

난 아니라고 본다. 찬양의 은사를 가지신 분들은 당당하다. 자신감이 넘친다. 언제 어느곳에서 찬양을 해도 하나님께서 내 찬양을 받으신다는 자신감으로 찬양을 한다. 그런데 나같은 음치목사는 사람들 앞에서도 두렵지만 하나님 앞에서도 두렵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한다. 떨리는 자세로 찬양을 한다. 과연 누구 찬양을 하나님께서 받으실까…

하나님께서는 전문적인 찬양을 원하실까? 아니면 음치 목소리라도 소탈하게 진실하게 하나님을 향한 작은 음성의 찬양을 원하실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에 너무 박수를 받다보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흔적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찬양에 감추어져 그 빛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 너무 박수를 받다보니 이제는 선물을 주신 하나님은 사라지고 선물만 조명을 받는 그런 찬양이라면 차라리 음치 목소리로 찬양하면서 이런 목소리라도 찬양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더 영광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찬양에 은사를 받으신 분들은 혹시나 하나님께서 받으실 영광을 본인이 받고 있지는 않은가 조심하면서 더 겸손하고 더 감사하면서 찬양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찬양을 할 때 그 감동적이고 감격스런 표정과 눈물까지 흘리면서 성도들을 감동시켜 놓고 무대에서 내려와서는 언제 그런 찬양을 했던 것 처럼 그에 걸맞지 않은 언행을 한다면 그 책망은 음치 목사보다 더 많은 책망을 받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을 늘 가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내가 영으로 노래하리라. 주님 내 찬송을 들으시네,  온 맘을 다해 온몸을 다해 나의 주님을 찬양하리 (내가 영으로,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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