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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망울 속에 비친 예수

09/02/22       한준희 목사

눈망울 속에 비친 예수


지난주 난 콜롬비아 선교 현장을 다녀왔다. 베네수엘라 국경 근처에 사는 원주민들을 찾아가 보면서 나의 마지막 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선교여행이었다.

그날 원주민 지역으로 들어가는 과정도 이야기가 많지만 원주민 지역을 떠나면서 겪었던 기억에 남을 한 가지 일이 있었다. 7-8명 탈 수 있는 봉고차에 어린애들, 어른들 그리고 우리 선교팀 모두 해서 약 20여명이 탄것같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몸을 비집고 탔는데 이게 웬일인가, 내 뒤로도 5명의 사람들이 더 탔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짐짝이라 할까, 거의 눕다시피 몸은 기울어져서 있었지만 무덥고 습기 찬 차 안은 말 그대로 찜통이나 다름이 없었다. 비포장도로에서 차가 출렁일 때마다 몸이 비정상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에 통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날 난 30여분을 말 그대로 지옥 행 버스를 타지 않았나 느껴질 정도의 고통을 감수해야 만 했었다.

차안에서 거의 꼼짝을 못하는 와중에서 나는 배낭에 들어 있는 물 한병을 힘들게 꺼내 마시려는 순간, 바로 내 앞에 움츠리고 있던 이제 7살 정도 되어 보이는 원주민 여자애와 눈이 맞추진 것 아닌가!

그 눈빛, 40여 년 전 내가 보았던 그 간절한 눈빛이 순간 떠오르는 것 아닌가, 40여년전 청년시절, 교회 중등부 학생회의 지도교사를 맡아 일을 할 때, 학생들을 데리고 고아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거의 3살 아래의 어린 애들이 100여명 있는 유아원이었다. 그날을 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고아원 방안 문을 여는 순간, 10여명의 애들이 나에게 달려들었는데 내가 그들을 안아준 애들은 3명 이었던가, 4명 이었던가 팔을 넓게 벌려 그들을 품어주었다. 그런데 내 품에 안기지 못한 나머지 애들 중에 유독 한 애가 내 눈과 마주쳤는데 그 애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나를 안아달라는 애절함의 눈빛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 애절한 눈빛이 바로 지금 그 짐짝같이 구겨진 몸을 맞대고 있는 봉고차 안, 물을 마시는 나를 쳐다보는 그 원주민 여자애의 눈빛을 보면서 40여년전 그 고아 아이의 눈빛을 떠오르게 한 것이었다.

그 눈빛은 말 그대로 애절함이었다. 목마른 아이의 애절함, 나 그 물 좀 마시게 해 주세요” 

말없이 부르짖는 그 애절함을 그 아이의 눈빛에서 나는 보았다. 

나는 마시던 물을 그 아이에게 무언으로 “이 물 마실래”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난 물병을 주었고 그 순간, 아이는 미친듯이 물을 마셔대는 것 아닌가, 물 한 병을 순식간에 마셔버리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앞에 앉아 있던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가 애절한 눈으로 보고 있었던지 마시고 있던 여자애의 물병을 빼앗아 마셔버린 것이었다. 모두가 목마름에 애절함이 극명하게 들어난 봉고차 안 광경이었다.

오래 전, 목회에 큰 어려움이 닥쳤을 그때 어느날, 새벽기도회에 나온 나는 교회 문을 열자 어둠 속에서 곰팡이 냄새라 할까, 특유한 교회 안 냄새가 나면서 강대상 위에 걸린 십자가의 불빛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도무지 기도가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교회 문을 닫아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 하나님 앞에 기도한다는 것이 의미없이 느껴졌을 뿐이다.

그날도 한명의 성도도 오지 않는 새벽시간, 난 말없이 홀로 앉아 소리없이 울었다. 이렇게 목회가 끝나는구나, 이제 난 어디로 가야 하나, 식구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그 처절함의 눈물이 툭툭 내 무릎에 떨어졌다, 

그렇게 떨어지는 내 눈망울을 난 그때, 그 강대상 위에 걸린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내 눈물방울을 보고 계셨다는 것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바로 내가 고아원에서 본 그 어린아이의 눈빛에서 본 그 눈으로, 또 나의 눈과 마주친 인디언 원주민 어린애의 눈빛을 내가 보았던 것같이 예수님께서 날 그렇게 보고 계셨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았다는 말이다.

말이 없어도, 내 눈빛만 보고도 아시는 그분이 나의 소원이 뭔지 알듯이, 내가 그 원주민 여자아이의 소원이 뭔지 난 알았다. 그 간절함이 소리없이 마음으로 전달되듯, 지금도 나의 간절함을 아시고 채우시는 하나님이심을 나는 지금 뼈 속 깊숙이 느끼고 있다.

나는 물 한병으로 그 아이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었을 뿐 그 이상 그 어떤 것도 그에게 진정한 소원을 해결해 줄 수도 해결할 방법도 없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나를 아신다. 나의 눈빛만 보아도 아신다. 내가 뭘 원하는지, 내 앞날에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 내 곁에 계셔서 나의 눈빛을 보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 실망하지 말자, 낙담하지 말자, 힘이 없다고 절망하지 말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짐짝같은 취급을 받고 살아도 나 눈빛의 간절함을 아시는 그분이 계시다는 것을 놓치지 말자. 

삭개오를 우러러 보시고 삭개오야 부르신 그분이 오늘도 우리의 눈빛만 보고도 아시는 그분을 다시한번 기억해 보자.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 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 하시며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시1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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