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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훈육이 어려운 걸까?

09/02/22       이계자

왜 훈육이 어려운 걸까?


부모의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어린 자녀를 추운 겨울 밤에 내복차림으로 대문 밖에 하염없이 세워놓은 부모가 있었다.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뒷자리에 앉은 초등학생 남매가 계속 티격태격 싸우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리던 차를 세워 두 아이를 도로변에 내리게 한 후 ‘쌩’ 하고 가버렸다가 잠시 후 다시 태우러 간 부모도 있었다. 더 심하게는 말 안 듣는 아이를 훈육하겠다고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밀어 넣거나, 여행용 가방 속에 가두거나, 차 안에 방치해 놓고 볼일을 보러 가거나, 굶기거나, 심한 매질을 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비인간적인 부모들의 이야기를 매스컴을 통해 들으면서 경악했던 적도 있었다.  

학대와 훈육은 다르다. 부모들은 훈육차원에서 그랬다고 주장하지만 아이들에겐 학대가 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잘못된 훈육 –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학대 - 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니 60대에 접어든 필자 세대(그 이전 시대는 물론)의 훈육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체벌을 동반한 것이 많았던 것 같다. 당시, 억울한 마음을 꾸역꾸역 삼키면서 벌을 받았던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3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부끄럽게도 필자 역시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를 지나치게 야단쳤던 적이 있었기에 속죄의 시간이 필요했었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이 뭐냐고 물으면 ‘훈육’이라고 답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렇지만 훈육은 자녀양육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이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훈육은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부여하신 권위를 가지고 말씀에 근거하여 때와 상황에 적절하게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강자인 부모가 약자인 자녀에게 힘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육아 멘토로 불리고 있는 오은영 박사는 “훈육은 인간 도리의 기본을 알려주는 것으로 인간이 지켜야 할 경계, 안전, 규칙 등을 배우도록 부모(어른)가 알려주는 주어야 한다”고 했다. 영*유아 시기로부터 어린이,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아이를 훈육해야 하는지 모르면 격한 감정으로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반대로, 아이에게 휘둘려 부모의 권위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왜, 무엇 때문에, 훈육이 이다지도 어려운 걸까? 훈육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훈육의 대상인 아이 때문이기 이전에 훈육의 주체인 부모 때문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에 자신의 부모로부터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여 마음 깊은 곳에 상처가 있다면 훈육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훈육을 잘 하고 싶다면 부모의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라는 책에서 저자(한은경)는 프랑크 파비아노 부부가 쓴 『기억 상자 속의 나』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기억의 창고를 들여다 보라. 나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어떤 말을 들으며 성장했는가?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떤 분이시며, 부모님의 결혼생활은 어떠했는가? 내 안의 상처는 무엇인가? 무엇이 내게 열등감과 수치심, 죄책감을 주는가? 내 안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라고 물으며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라고 권하고 있다.     

부부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여 부모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이거나, 부부의 이혼으로 한 부모가 되어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에도 훈육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배우자에 대한 불만과 불편한 감정의 불똥이 자녀에게로 튀거나, 아빠나 엄마 혼자서 두 사람의 몫을 하는 것이 버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의 발달특성과 그에 따른 적절한 훈육방법을 잘 알지 못할 때도 훈육이 어려워진다. 어린이는 물론, 사춘기에 들어 선 10대 자녀들과의 잦은 충돌로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고통을 겪는 가정들이 얼마나 많은가! 

부부 관계가 원만할 때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건강할 수 있고, 이럴 때 권위가 있는 훈육, 인격적인 훈육을 시행하기 쉽다. 아이가 저지른 문제행동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른 훈육이 아니다. 순식간에 ‘욱’하는 감정을 폭발하여 자녀를 노엽게 하는 것도 바른 훈육이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부모의 권위를 바르게 이해하고, 아이가 어떤 생각에서, 어떤 상황에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먼저 아이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그에 적절한 훈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바른 훈육을 받으며 자란 자녀는 바운더리가 분명하며, 자기조절능력이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 

안타깝게도 부모의 잘못된 훈육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아 성인이 될 때까지,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은 부모처럼 되지 않을 거라고 굳은 결심을 하지만 그들 역시 자녀에게 같은 잘못을 반복하기 쉽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 악순환을 끊을 수 방법은 무엇인가? 훈육을 하는 부모도, 훈육을 받는 자녀도 모두 죄인이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훈육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한 마음, 슬픈 마음, 두려운 마음을 내어 놓고 주님의 긍휼을 구하는 것이다. 자녀를 품을 수 있는 넉넉한 사랑과, 말씀에 기준을 두고 훈육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한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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