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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가을엔 따뜻한 감사로

11/18/22       배임순목사

스산한 가을엔 따뜻한 감사로


가을은 왜 이리 스산할까? 그런데 사람들은 왜 가을을 아름답다고 하는 걸까?  가을에 접어 들면서 ‘도르가의 집’엔 내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새롭게 생긴 일은 아니다. 해마다 가을에 접어들면 가을바람에 저며 오는 가슴들을 다독이기 힘들어서 도르가의 집으로 찾아 들곤 한다. 올해는 한국에서 70년대에 이민 와서 이곳에서 자리 잡은 어른들이 더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 70년도 초반에 유학을 올 정도면 대부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분들인데... 

당시 한국남성들은 아직 부부생활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아온 탓인지, 아니면 가부장제도의 우리나라 유교문화에 잘못 젖어든 탓인지 아내를 손아귀에 쥐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지 못하고 그때 그 버릇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니 참 가슴 아픈 일이다.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살면서 욕지거리를 듣고 산다는 것도 용납하기 힘이 드는데 손찌검이란 웬 말인가? 물론 이들의 입장에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변명을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손찌검은 용납이 되지 않는 오늘에 살고 있다. 손찌검을 하는 이유에는 자신 속에 들어있는 상처 때문에 힘들어 하던 상태에서 아내의 거슬리는 작은 한마디가 석유에 성냥을 들이대는 것처럼 불을 지르는 것이다. 사실 손찌검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다만 가장 가까이에서 눈에 보이는 아내를 향해 화살을 쏠 뿐이다. 이토록 억울한 삶이 어제 오늘 시작된 일이 아닌데 가을엔 유난히 메몰 차게 느껴지는가 보다. 제 나라도 아닌 이국 땅에서 한 생애를 함께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이혼이란 웬 말인가? 

이 가을은 사랑보다 더 깊은 정으로 사는 계절이었으면 좋겠다.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엮어온 나날들 지금 놓아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사연들이 얽히어져 있지 않은가! 막상 이혼하고 난후의 공허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권고하는 말 중에 “죽을힘으로 살아 보라!”는 말이 있는데 ‘이혼’하는 용기로 살아보면 안 될까? 여기서 굳이 이혼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 이유를 알고 모르는 것은 지식의 문제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가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끔 사람들은 내 요구를 들어주면 나도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제안해 오기도 한다. 그리고 서로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약속을 한다. 그러나 그 약속은 쉽게 지켜지지 않는다. 그것은 머리로 계산하고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약속보다 더 소중한 것은 약속너머에 있는 마음이다. 정말 그렇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약속하지 않아도 이루어진다. 우리가 살면서 약속을 하는 것은 가끔 마음이 변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변할 때 약속을 보며 마음을 그 약속의 자리로 돌리는 것이다. 머리로 사는 사람은 편리한 삶을 살지는 몰라도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다. 

가을은 가슴으로 사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 계절은 쓸쓸한 사람은 더욱 쓸쓸하게 만들고 행복한 사람은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쓸쓸한 사람은 쓸쓸함의 직면에서 인간의 실존을 발견하며 연약한 존재끼리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기도 한다. 그래서 가을을 아름다운 계절이라 하는 것이다. 지금 되돌리기엔 너무 지쳤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끈을 놓아버려 더 쓸쓸한 삶으로 가는 것보다 마음 한번 바꾸어 행복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사랑은 의지를 동반하는 감정이기에 방치하면 미움으로 둔갑하고 우리의 의지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면 행복에 이르게 된다. 이 가을엔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사람에게 따뜻한 감사로 사랑을 전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사랑을 하는 것은 받는 것 보다 행복한 유치환 시인의 ‘행복’ 시 한 구절을 함께 나누어 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 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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