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June 3, 2023    전자신문보기
서로의 존재 이유

02/03/23       박효숙컬럼

서로의 존재 이유


삶의 질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부부세미나, 자녀교육 세미나, 분노치료세미나 등 세미나가 많아졌습니다. 지금은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세미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부세미나를 인도할 때 꼭 부부끼리 하루에 5번 칭찬해 주는 숙제를 내곤 했습니다. 칭찬을 통해 부부간의 사랑을 회복하고, 확인하기 위해서이지요.

하루는 세미나 중에 숙제를 확인하는데,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교육생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과 식사를 하면서 칭찬숙제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당신, 요즘 멋져 보이네~ 중년의 멋이 풍기는 걸” 하고, 사실은 맘에도 없는 소리를, 숙제 때문에 할 수 없이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건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밥을 먹고 있던 남편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면서 좀 전의 피곤에 지친, 찌든 모습은 온데 간 데 없고 “밥 먹고 설거지는 내 꺼니까 당신은 쉬어~” 하더랍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져서 말하는 모습을 찬찬히 보니까 옛날 연애하던 시절의 멋진 남편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낸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행복한 저녁을 맞을 수 있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이렇게 칭찬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특히 부부 간의 칭찬은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칭찬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칭찬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어쩌지도 못하는 선천적인 외모나 타고난 성품 등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노력이 들어 있는 부분을 칭찬해야 더 효과적입니다. 

모든 관계가 다 그렇지만 특히 부부는 서로의 부족을 인정하고, 서로 예의를 지키고, 서로 존중해주어야 깊이 있는 사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촌수가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돌아서면 남이 됩니다. 님이었던 사람이 남이 되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예의를 지키고 존중할 때 그 관계가 빛이 나고 연결감이 생깁니다. 

성경에서는 부부관계를 돕는 배필(에젤)이라고 하면서 부부의 사명은 실패와 실수를 지적하는 것에 있지 않고, 실패와 실수를 덮어주는 것에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상담현장에서 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20여년을 같이 살아온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아이콘텍(눈맞춤)을 못하는 부부들을 많이 봅니다. 1분 이상 서로를 쳐다보지 못합니다. 사랑의 눈길로 사랑하는 사람과 3분 이상 자연스럽게 아이콘텍(눈맞춤)을 할 수 있다면 부부의 금슬은 더 이상 확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부부의 문제는 때로는 낯설게, 진심을 담아서, 전심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들은 그 문제를 듣고, 해결해주려고 합니다. 해결사가 되지 못하는 남편은 아내의 말이 두렵고 겁납니다. 그래서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아내가 듣고 싶은 말과 남편이 하고 싶은 말이 달라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갈등상황이 계속됩니다. 

부부간의 대화는 꼭 말이 아니더라도 눈빛으로, 말없는 허그로, 편지로도 가능합니다. 어느 때는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화가 되기도 합니다. 

부부는 상호 약속 관계입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관계를 돈독하게 합니다. 서로 요구만 할 때, 약속은 깨어지기 마련입니다. 부부는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연결된 관계입니다. 부부간의 갈등이 말해주는 유일한 메시지는 “나를 존중하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상대가 “너무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면, “당신만 힘들어, 나는 더 힘들어!” 하고, 상대를 공감해주지 않고, 뾰족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구나~당신 힘들지. 힘들면 좀 쉬었다 가자. 천천히 가도 괜찮아.” 하고 위로와 격려를 해 줄 수 있다면, 부부의 삶의 질은 나날이 넓어지고 깊어져 가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부부는 서로의 존재 이유입니다.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63-15 Depot Rd. #2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