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 May 21, 2024   
고부 관계와 바운더리   

02/03/23       이계자

고부 관계와 바운더리   


지구가 존재하는 한 고부(姑婦)간의 불편한 관계는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말이 있다. 시 어머니를 비롯한 시 월드(媤 world, 시집 식구들)가 싫어서 ‘시’ 자가 들어가는 시금치도 안 먹는 며느리가 있다고 한다. ‘여자의 적(敵)은 여자’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친정 어머니와의 관계가 편치 않은 딸들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시 어머니와의 관계가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며느리들이 더 많다. 요즘 대한민국의 TV 방송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부부갈등, 고부갈등 상황에 대해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관계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36년 동안 며느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필자가 6년 전에 시 어머니가 되었다. 큰 아들이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친구는 넌지시 조언을 했다. “얘, 너 너무 시 어머니 노릇 하지 말어!” 필자의 성향을 잘 아는 친구이기에 며느리에게 시 어머니 노릇 깐깐히 하면 어쩌나, 그래서 행여라도 불편한 고부관계를 만들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에서 던진 말 같았다. “네가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구나?” 혼잣말을 하면서 피식 웃었다.

이제 겨우 6년 째 시 어머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라 앞으로 세월이 더 지나면 우리의 고부관계가 얼마나 더 발전하게 될 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더 좋아지고 더 편안해 질 거라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앞으로 펼쳐 질 미래를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며느리의 마음 깊은 곳까지는 헤아릴 수 없지만 필자와 며느리의 고부관계는 적어도 ‘평균 이상의 점수’는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만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첫째는, 부족한 것이 많은 맏며느리를 말없이 품어주시고, 지금까지 기도해 주고 계시는 시 어머니께서 친히 좋은 본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며 둘째는, 인생의 광야학교인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하나님의 손에서 다시 빚어지는 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여느 가정과는 달리 자기 주장이 강한 아내(필자)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남편의 인내심 있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고 넷째는, 지난 날 여러 분야를 공부하면서 배운 지식을 통하여 관계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매우 중요한 요인 한 가지가 빠질 뻔 했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으려고 애쓰고 있는 큰 아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 어머니가, 어느 며느리가 모든 것이 흡족할 수 있을까? 둘 다 온전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사소한 일로 인해 마음이 상할 수도 있고,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의 며느리와 같은 나이였을 때 나는 며느리로써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나는 참 좋은 며느리였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고 내 자리를 잘 지키게 된다. “나는 며느리를 며느리라고 생각 안 해요. 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은 하지 말자. 며느리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며느리와 딸은 엄연히 다르다. 며느리는 며느리이고, 딸은 딸이다.  

시 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정마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겠지만 중요한 한 가지는 바운더리(경계)를 세우는 것이다. 어떤 인간관계이든 이 원리가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부부간의 관계,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 목회자와 성도의 간의 관계, 교회 지체들간의 관계,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간의 관계 등 모든 인간관계에 바운더리가 필요하다. 바운더리가 있다는 것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시시콜콜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의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것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최대한 입을 다물자. 아무리 좋은 의견이 있어도 앞장 서거나 일방통행 하지 말자. 먼저 자녀들의 생각을 물어보고, 도와달라고 할 때 도와주자. 미리 앞서서(원하지도 않는데) 잘해주고 상처받지 말자.     

 

며느리가 못마땅할 때가 왜 없으랴? 시 어머니가 어찌 다 맘에 들까? 부모로써 좀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 때는 남편과 함께 이야기 하며 푼다. 우리도 그 아이들 나이 때엔 그랬을 거라고. 아니 어쩌면 더 철이 없었을 거라고. 하나님께서 이런 과정을 통하여 부모도 다듬어 가시고 자녀도 다듬어 가신다고 생각하면 감정에 머물러 있기보다 하나님께 기도로 맡기게 된다. 그래서 나날이 기도 제목이 늘어간다. 

스토미 오마샨은 <부모의 기도로 성년 자녀를 돕는다> 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부모의 기도만큼 자녀들(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없다. 뜨겁고 간절하게 기도하여 자녀를 주님의 손에 맡기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녀의 삶을 변화시켜 주실 것을 기도하라. 당신의 기도는 자녀로 하여금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축복을 체험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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