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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고 기억하라!

03/03/23       이상명 목사

소리내고 기억하라!


1919년 3월 1일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날입니다. 이 날에 우리 민족은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하여 독립선언서를 공포하고 비폭력 만세운동으로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립니다. 일제로부터 ‘광복’이나 ‘해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기억조차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 동일한 역사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일제가 행한 악행에 감정적으로 분노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기 위함이고 그러한 기억들이 후세대에게도 집단적으로 온축(蘊蓄)되어 다시는 고통스러운 비극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도록 일깨우기 위함입니다. 

‘광복’이나 ‘해방’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아는 것은 주권의 회복을 넘어 인간과 민족과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도 직결됩니다. 인간 역사 속에 언제나 준동할 수 있는 악을 두 눈 부릅뜨고 막는 힘은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우리의 의식 투쟁에 있습니다. 그리고 비극의 역사로 아로 새겨진 과거를 망각 속에 묻어버린 세대에게 목소리를 내어 그것을 일깨워주고 ‘기억하라’고 외쳐야 합니다. 기억은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폭력으로 맞서기를 거부하는 자들이 평화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무기입니다. 우리가 지난날들의 일제의 만행과 우리 민족의 뼈저린 고통을 기억할 때,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게 됩니다.유대교 랍비 아브라함 헤셀은 말합니다. “기억은 신앙의 근원이다. 신앙한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이다.” 헤셀의 말과 공명되는 명언이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 단재(丹齋) 신채호의 말입니다. 그가 남긴 또 다른 말도 이곳에 옮겨 봅니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실제로 기억 없는 신앙이란 거의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과거에 살아 역사하셨던 하나님을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으로 기억하며 그 기억을 현재화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과거를 망각한 세대는 역사와 함께 활동하시는 하나님도 쉬이 잊고 맙니다. 한 개인이나 민족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서 하나님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을 세울 때, 역사는 처참한 비극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일으킨 죽음의 역사와 함께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생명의 역사를 함께 기억하며 과거의 역사적 진실과 더불어 생명의 복음을 전할 사명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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