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September 25, 2022    전자신문보기
부부의 찌개갈등

04/13/16       박효숙컬럼

부부의 찌개갈등

DownloadFile: miso-soup-749368_960_720.jpg



오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발~ 신은 양말은 빨래 통에 넣어주세요”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입버릇처럼 하던 시절이었는데 이번에는 쓰고 난 수건을 빨래 통에 넣지 않고 꼭 빨래 통에 걸어놓는 겁니다. 자꾸 말하면 잔소리 같아서 참고 참다가 어느 날 말했습니다.

“사용한 수건은 빨래 통 안에 넣어주시면 좋겠어요!” 하고 정색을 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쓴 수건은 물기가 아직 남아서 빨래 통에 넣으면 냄새가 나서....” 하는 겁니다.
“그럼 양말은 요? 왜 양말은 주변에 자꾸 벗어 넣고 안 치우는데요?” 하고 다그치듯이 물었습니다. “운동을 자주하니까 샤워하고 신은 양말은 한 번 더 신을 수 있을 것 같아 옆에 벗어놓는데, 자꾸만 사라지네.” 라고.

“그 문제로 잔소리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동안 아무 소리 안 했어요?”하고 따지듯 물었습니다. “그래? 난 그냥 내 방법이 틀리지 않아서.. ”

어쩌면 별 것도 아닌, 그동안 참고 참았다고 말할 필요도 없는, 다툼이 아닌 대화를 했으면 금방 해결될 문제였습니다. 생각이나 방법이 달랐을 뿐. 다른 건 틀린 것이 아님을 좀 더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인내심 훈련을 받고 사는 척^^을 했던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볼 때가 많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상담실을 찾아온 신앙 좋은 집사님의 사례가 그랬습니다.

집사님은 남편이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쯤 되면 늘 맛있는 음식을 보글보글 끓여놓고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음식에 정성을 들인 날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부부싸움을 한다고 했습니다. 찌개가 몇 차례 가스 불 위에서 끓고 나면, 원하는 맛이 안 나고, 맛이 없어지는데, 금방 온다던 남편은 통고 없이 삼사십 분 늦게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을 남편을 생각하고 설레다가, 또 잠깐은 걱정을 하다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슬슬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뒤늦게 허둥지둥 들어 온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이렇게 늦게 올 거면~ 전화라도 좀 하지, 어쩜 당신은 왜 늘 그래요!” 하면서 화난 얼굴로 초등학생을 혼내듯이 핀잔에 투정에 비난까지 수북하게 잔소리를 늘어놓다 보면 티격태격 싸움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부부사이의 사소한 말다툼과 충돌은 오래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입니다. 말다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깨닫고, 간혹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아, 우리 남편(아내)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 거였구나!”

우리들은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기대하는 바를 무언의 규칙으로 규정지어 놓고, 맘대로 상대에게 강요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아내)이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지...”

대개의 갈등요인이 서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그러마” 약속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기대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상대를 강요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화가 났다는 것은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감정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마음의 경고입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의 신호입니다. 화가 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화를 내는데 있어서는 대처 방법과 대처기술이 필요합니다.

어떤 이는 우리들의 결혼 생활의 혼수품이 ‘불화’라고 했습니다. 혼수품으로 가정에 들여놓은 ‘불화’는 호시탐탐 나설 자리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부부싸움이 거듭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같은 문제로 다투고 있다면, 심각하게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왜 난 항상 이 문제에 걸려 넘어지지?”

다툴 때에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불만이나 화를 표현할 때, 공격적으로 덤비는 태도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화가 났더라도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언어를 사용을 금해야 합니다. 부부갈등으로 마음을 다치면, 부부관계가 감정이 쏙 빠져버린 빈 강정 같이 되어 버립니다. 파국에는 수습이 안 되어 이혼으로 치닫게 되기도 합니다.

언제나 진실은 진실끼리 통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본심이 갈등이 아닌 화해임을 눈치 채도록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야 합니다.

삶에는 우선순위가 중요합니다.

찌개가 보글보글 끓을 때 먹어야 한다는 신념보다 중요한 것은 남편을 위하는 마음입니다. 찌개가 좀 식었더라도, 그래서 원하는 맛이 나지 않더라도 하루 종일 수고하고 돌아온 남편(아내)을 진심으로 맞이하는 마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읽어주고 공감해준다면, 식은 밥을 먹더라도 마음이 훨씬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많이 기다렸지? 앞으로는 늦게 되면 꼭 연락 할게. 미안해~~”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70-04 Northern Blvd. #2Fl.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