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가운데서도 매 주일마다 아버지 하나님께 드리는 공동체 예배에 넘치는 감사의 제목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우리 공동체에 활력이 생기고 목회자로서 기쁘고 힘이 넘쳐남을 고백하고 싶다.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심을 감사드린다. 때로는 대면 예배/ 비대면 예배로 대체 하면서 예배를 준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김새가 다르듯이 각자가 은혜를 받고 느끼는 모습도 다양한 사역과 섬김을 통해서 경험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 절기와 성찬식과 예배관련 자료를 준비하는 요령도 생기고 적응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생각도 많이 했다. “이렇게 예배를 드려도 될까? 앞으로 예배는 약해지고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 기독교 매체에서는 지난 펜데믹 2년간 미주한인교회 가운데 약 660여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기사를 다루기도 했다. 모든 지상 교회 공동체가 겪어야 할 사회적 현상이기도 했기에 다같이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나는 하나님의 교회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고 기도로 준비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지혜도 부족했다. 도움을 청할 마땅한 곳도 없었다. 지금부터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두 가지 슬로건을 외우도록 부탁했다. 첫째 “내가 드릴 예배는? 거룩한 공동체 예배”, 둘째 “내가 드릴 기도는? 삶에서 드릴 중보기도”라고 외치도록 부탁했다. 어찌보면 이러한 불안요소와 걱정때문에 더욱 주님께 기도하게 되었고, 또한 서로를 돌아보고 살피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찬송가에서 “예수 예수 믿는 것은 받은 증거 많도다”라고 찬송하듯이, 목회자의 형편이나 상황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성도들의 간절함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누구는 교회당에서, 누구는 가정에서 혹은 운전하며 전화기로 예배를 드리면서 예배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느끼며 감사하는 성도들로 우리공동체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채워주셨다.
대표기도를 드리며 가슴 뜨거운 회개로 주의 이름을 부르는 성도, 찬양을 부르다가 감동이 되어 목이 메어지는 성도, 간증을 하며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함께 동행하여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성도, 은밀한 교제와 섬김에 감격해서 말문이 막히는 성도, 성경공부를 하다가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 게 감사합니다, 모든 게 좋아요’ 라고 고백하며 눈물을 쏟아내는 성도, 예배가 더욱 성령충만하게 드려지기를 원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회의중에 속마음 이야기를 꺼내놓는 성도들, 식사의 교제를 위해서 힘든 내색하지 않고 가장 귀한 것을 아낌없이 드리는 성도, 교회를 방문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채워주시려는 정성과 배려의 모습 등등, 새해들어 매 주일마다 우리 교회 사역 속에서, 예배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이었고, 실제 우리가 넘치도록 받은 은혜로운 모습들이다. 이러한 은혜의 증거들을 통해서 이제 우리는 다 안다. 믿음이 이긴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주 예수를 믿는 믿음이 온 세상을 이긴다는 확신을 우리 성도들에게 주셨다.
무엇보다도 신앙생활과 사역을 감당하며 느끼는 가장 큰 감동과 은혜는 보이지 않는 꾸준한 섬김, 신실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성도들에게서 이러한 모습을 대할 때에 아름답고 경이로움마저 든다. 나는이런 분들을 영적 은둔고수라고 부르고 싶다. 숨은 실력자를 은든고수라고 한다. 자기의 존재를 쉽게 드러내지 않고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서 어려운 상황과 문제를 해결하고, 판세를 은혜와 승리로, 기쁨과 감사로 뒤집어 놓는 사람을 은둔고수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조용히 십자가 뒤로 감추고 사라지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은둔고수들이 우리가 섬기는 이민 교회 공동체에 많을수록 사역자와 성도들은 행복하고 아버지 하나님께는 영광이 될 것을 믿는다. 각자의 현실 가운데 사모하는 영성과 믿음의 분량대로 사역을 위해 헌신하고 성실하게 감당하는 성도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영적 은둔고수들이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우리 성도들은 모두 영적 은둔고수이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성도들은 이 세상을 주름잡는 영적 은든고수의 길을 걷는 성도들이다. 지금도 각 공동체 현장에서 복음 때문에, 예수님 때문에, 십자가를 지고 외로움과 고단함과 연약함을 견디며 주를 바라보는 성도들이 바로 은둔고수이다. 우리는 겁먹고 숨어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생명싸개로 은밀히 감추신 존재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주께서 명하신 곳에서, 자기 사명을 끝까지 완수하시길 응원하며 간구드린다. 샬롬!
“복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자로다” (시편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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