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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교사

05/22/23       노승환 목사

일상 선교사


K 목사:

개척한 교회에 몇 년째 목회하고 있다. 그런데 새 교우 등록은 벌써 몇 달째 없고 이런저런 이유로 이사 가고 어쩌고 해서 그나마 얼마 안 되는 교인 중에 교회를 떠나는 가정들은 늘었다. 저번 주일 날 정말 오랜만에 등록한 한 가정이 있었다. 대화해보니 신실해 보였고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할 마음도 있는 것 같았다. 이민해 온 지도 꽤 되고 나름대로 생활도 안정되어 보인다. 

K 목사는 속으로 “이 사람들이 잘 정착해서 친구들도 많이 데려오고 하면 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생각과 더불어 마음 한구석에 그저 자신의 꿈과 성공과 계획의 실현에만 급급해하는 (비록 그것이 목회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너무도 속물처럼 느껴졌다.

 

P 성도:

가게 문을 열어놓고 좀 한가한 시간이 되어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한 성경 통독을 하려고 성경책을 막 열었을 때 전에도 한번 왔었던 장물아비가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TV를 시가 삼분의 일 가격에 사라고 한다. 

P 성도는 속으로 “안 그래도 애들 방에 TV가 하나 필요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생각과 더불어 마음 한구석에는 계산대 앞에 펼쳐져 있는 성경과 주일 날 목사님께서 하신 ‘정직’에 관한 설교가 자꾸 겹쳐서 떠오른다.

 

L 집사: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데 새치기하는 사람이 있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해주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자기가 원래 서 있던 자리라고 더 큰소리로 따지며 우긴다. 더 얼굴 붉히고 싸우기도 뭐해서 그냥 참았지만 영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L 집사는 계속해서 속으로 “그때 이렇게 한마디 더 따끔하게 해주어야 했는데. 아, 왜 그 말이 영어로 그때 생각이 나지 않았지?” 하면서 그 상황을 자꾸 머릿속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그 생각과 더불어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는 오늘 아침에 QT 한 에베소서 말씀이 떠오른다. 

 

K 목사, P 성도, L 집사는 바로 세상에 파송 받아 선교사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매일의 일상이 바로 영적 전쟁의 순간들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계속해서 영적 통치권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 살면서 끊임없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세상을 쫓을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요구받습니다. 넘어지고 쓰러질 때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일어나 위로부터 부어주시는 능력을 덧입어 세상살이의 현장을 선교지 삼아 승리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는 ‘선교,’ ‘선교사’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 단어 ‘선교사 (missionary)’ 는 라틴어 ‘미토 (mitto)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성경이 라틴어로 쓰이지 않았기에 ‘사명을 띠고 보냄을 받은 자, 혹은 파견된 자’를 뜻하는 단어 ‘선교사 (missionary)’ 가 성경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같은 뜻을 가진 헬라어 단어는 성경에 등장합니다. 바로 우리가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사도 (apostle)’ 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헬라어 동사 ‘아포스톨로스’ 로 성경에 쓰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라틴어에서 비롯된 ‘missionary, 선교사’와 헬라어에서 유래된 ‘apostle, 사도’ 이 두 단어는 사실은 같은 말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곧 선교사들이었습니다. 좁게 이해해서 ‘사도’들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지칭하지만, 단어의 어원을 따져보면 모든 예수님의 제자들이 다 ‘사도’들입니다. 고로 모든 예수님의 제자들이 다 ‘선교사’들입니다. 저는 목사이기 전에 ‘선교사’입니다. ‘목회’의 영역에 파견된 ‘선교사’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다 ‘선교사님들’이십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사명을 띠고 이 땅에 보냄을 받은 자들입니다. 

꼭 해외로 나가야만 선교사가 아니라 성경에서 말하는 일차적인 의미에서 선교사란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은 그 땅, 그곳, 바로, 이 세상으로 파견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 세상은 바로 내 가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세상은 바로 내 학교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세상은 바로 내 직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세상은 바로 내 사업체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 즉 우리는 모두 선교사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영역들을 하나님 나라 만들기 위해 보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우리 일상이 무엇보다 제1 선교지입니다.

 

일상 선교사님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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