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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계

10/09/19      기독1

한국교회 주요 교단 '세습방지법' 현황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 정기총회가 마무리됐다. 여러 현안 가운데 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 논란이었다. 교회세습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대형교회 목회자가 교회를 사유 재산처럼 자녀에게 물려주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일반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교계에서는 세습을 교단 차원에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회가 본이 되기는커녕 재벌기업과 같은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교단법에서 세습을 막는 경우는 드물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 등 국내 11개 교단별 세습금지법 현황을 살펴본 결과, 현재 교회세습방지를 법제화한 교단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3개 교단에 불과했다.

"예장통합, 명성교회 살리려 교단 헌법 스스로 무너뜨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은 제104 정기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명성교회는 교단법과는 예외로 목사 재청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시행령 제정안대로 담임목사가 사임한 지 5년이 초과하면 그 자녀를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게 된 셈이다.
 
2013년 제정된 통합 총회 헌법에는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 해당교회의 시무장로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었다.
 
2017년 11월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했고, 교단에 세습방지법이 존재하는데도 명성교회가 목회세습을 단행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리고 2018년 8월, 재판국에서 명성교회가 헌법상 세습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총회에서 한 달 만에 이를 다시 뒤집었다.
 
이번 제104총회에서는 "해당교회에서 이전에 사임(사직) 또는 은퇴한 위임(담임) 목사 및 장로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5년 초과 후에 위임(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 2,3호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총회가 스스로 제정한 법을 무너드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예장합동, 세습금지법 결의 했다가 도로 백지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이하 예장 합동)은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규정이 교단 헌법에 없다.
 
예장합동은 제98회 총회에서 '직계 자녀에 대한 담임목사직 세습은 불가하다'고 결의했지만 이를 법제화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듬해 제99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세습'이라는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담임목사가 청원할 때는 헌법대로 집행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에는 세습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세습금지 결의가 1년 만에 뒤집힌 셈이다.
 
총대들은 교단 헌법에 세습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으며 반기독교 세력이 세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교회를 불법 집단인 것처럼 호도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담임목사의 자녀이기 때문에 후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교단 내에서도 일부 목사들은 교회 세습이 신앙적 양심에 어긋난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예장합동의 대표적 교회인 서울 충현교회 설립자 김창인 원로목사는 소천을 앞두고 세습을 공개적으로 회개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12년 “아들을 위임목사로 세운 것을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로 생각하며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한다”며 교인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기감·기장 '세습금지' 명문화…미자립교회는 예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2012년 세습금지법을 만들고 2017년 입법의회를 통해 타 교단에 비해 앞서 세습 문제를 매듭지었다. 과거 세습으로 인한 내홍을 여러 번 겪은 탓이다. 교리와 장정을 개정해 세습이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막아놨다.
 
교리와 장정을 보면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를 10년 동안 동일교회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놨다.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다른 교회와 통합?분립을 했을 경우에도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고 명시, 세습을 원천 차단했다. 다만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정한 미자립교회는 예외로 뒀다.
 
부모가 장로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담임자와 동일하게 은퇴 후 10년 이내에는 파송이 금지된다.
감리교본부 측 관계자는 "감리교회가 가장 먼저 세습방지법을 만들었다"면서 "소속 교회라면 교리와 장정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도 감리교회에 이어 교단 헌법에 세습금지를 명문화했다. 헌법에 따르면 부모가 시무목사로 있는 교회에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를 연속해서 동일교회 시무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 부모가 시무장로로 있는 교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감리교회나 통합교단과 달리 연한 제한을 두지 않아 은퇴한 목사의 경우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기하성, '목사 청빙'에 제한없어…"사실상 세습 열려있어"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의 경우는 통합총회 헌법에 '당회장 및 담임목사' 지위에 대한 설명과 '목사의 청빙' 항목이 기재돼 있다.
 
총회 헌법 제38조 '목사의 구분'에 따르면 당회장(담임목사)은 "소속 교회에 관한 일체의 치리권과 재정집행 및 감독을 부여받은 목사로, 당회(목회협력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에 당연직 당회장(목회협력위원회장)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제38조 1항 2호에는 "지방회주관 취임식과 지방회장의 취임 공포로 담임목사가 된다. 당회(목회협력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 담임목사 취임과 동시에 위임목사가 된다"고 설명한다.
 
또 제39조 '목사의 청빙'을 살펴보면 교회 취임 절차를 기술해 놓을 것을 볼 수 있다. 1항에는 "조직교회는 당회장이 소집한 당회에, 미조직교회는 담임목사가 소집한 제직회에서 2/3 이상 찬성으로 청빙을 결의하고, 서류를 청빙코자 하는 교역자에게 전달한다. 해당 교역자가 수락하면, 공동회의 과반수이상으로 인준 받는다. 당회장 및 담임목사가 후임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이 조항으로 미루어 볼 때 기하성 총회는 이른바 '세습금지법'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회장 및 담임목사가 후임자를 추천할 수 있고, 제직회에서 2/3 이상 찬성으로 청빙을 결의할 수 있어 사실상 세습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앞서 2015년에는 인천순복음교회 부자세습이, 2018년에는 순복음부평교회 사위세습이 단행되기도 했다.
 
이 같은 교회세습을 두고 교계에서도 시선이 엇갈린다. 교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외부에서 목회자를 초빙하는 것보다 자녀가 교회를 물려받아야 안정적인 교회 운영이 가능하다는 찬성 측과 목회자의 독단적인 교회 운영과 불투명한 교회 재정, 부정부패를 덮기 위한 교회세습을 금지해야 한다는 반대 측의 갈등으로 한국교회는 극심한 몸살을 겪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교회세습을 바라보는 국민과 사회의 시선이 따갑다는 것이다. 매년 총회가 열릴 때마다 주요 교단들은 무너진 한국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성도들과 사회의 불신과 비판이 더 거세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유창선·오현근·진은희·윤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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