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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계

04/12/22      kidoknews2

선교 씨앗 성지, ‘최초’의 숨결을 따라 걷다


▲인천 내리교회 전경.ⓒ데일리굿뉴스

초기 선교사 발자취 품은 '인천'

전국 곳곳에 기독교 유산 있어

최석호 소장 "기독교 신앙 복원해야"

차이나타운·월미도 등 인천에는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관광 장소가 여럿 있다. 한번쯤 와봤을 곳이지만 자세히 알고 걸으면 뭔가 다르다. 어디든 '최초'의 의미가 깃들여 있다.

동인천역 주변 골목길을 걸으면 초기 기독교 역사의 흔적을 하나씩 만난다. 역에서 5분정도 걸어가면 언덕 위 빨강벽돌로 지은 한국 초대교회 중 하나인 '내리교회'가 나온다. 교회 언덕 뒤편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회 성당 '내동교회'가 자리한다.

지역 전체가 숨은 기독교 박물관인 골목을 걷다 보면 '한국 기독교의 발자취가 도처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골목길 역사 산책' 저자인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은 이런 길을 소개하는 골목길 순례자다. 지난 8일 낮 12시쯤 동인천역 1번 출구에서 만난 최 소장은 역사 옆 내리교회로 이끌었다.

1883년 개항 이후 인천은 서양 문물의 도입지였다. 그러다 보니 근대건축물과 화려했던 조계지(외국인 거주 지역)의 흔적 등 많은 역사문화 자원을 갖고 있다. 기독교 복음 전파도 인천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다. 외국 선교사들이 인천항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부활절이던 1885년 4월 5일, 일본을 떠나 제물포항에 들어온 한 상선에서 두 청년이 내렸다. 미국 북감리회에서 파송된 헨리 아펜젤러와 북장로회가 파송한 호레이스 언더우드 선교사다. 두 선교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를 설립하고 성서를 우리말로 번역해 선교의 씨앗을 심는 한편 근대적 교육기관의 효시를 세워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한국에서 처음 예배를 드린 곳이 바로 '내리교회'다.

교회 앞에는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이 탑은 한국 교계가 1986년 기독교 선교 100주년을 맞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내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조형물이다. 그 옆엔 아펜젤러 선교사가 입항하면서 드렸던 기도문이 새겨져 있어 우리에게 가르침과 도전 정신을 준다.

▲내리역사전시관에서는 초기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데일리굿뉴스 

교회 옆에는 아펜젤러와 함께 2대 목사였던 조지 존스(조원시), 조선인 최초의 목회자 김기범 목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으며, 내리역사전시관에 가면 초기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최영호 내리교회 부목사는 "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교육기관인 영화학당 설립에 이어 최초의 기독청년회 조직, 초대교인 김기범 목사의 한국 최초 목사안수 등 한국 최초의 기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 성공회 성당인 '인천내동교회' 모습.ⓒ데일리굿뉴스

내리교회 뒤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도심 속 성스러운 휴식처인 '인천내동교회'에 이른다. 내동교회는 1890년 영국 성공회 선교사인 고요한 주교가 세운 한국 최초의 성공회 성당이다.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인 처마를 적용했고, 한국 고유의 맞배지붕을 본따 기와를 얹어 동서양의 건축미가 조화를 잘 이룬 건물이라고 평가 받는다.

최 소장은 "내동교회는 종교적으로는 물론이고, 초기 교회양식 등 건축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최석호 소장이 골목길에 담긴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맥아더동상 아래 광장에 서면  초기 선교사들이 입항한 인천항 자리가 보인다.ⓒ데일리굿뉴스

교회 빨강벽돌 담장길 송학로를 따라 계속 걷는다. 6분이면 '자유공원'에 도착한다. 맥아더동상 아래 광장에 서면 인천항과 월미도 그리고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인천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던 선교사들의 그날이 눈앞에 그려진다.

자유공원을 빠져나와 화교학교를 지나 차이나타운 거리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또 다르다. 근대 역사의 흔적들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가 묵었던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은 전시관이 됐다. 1905년 우리나라에 '자장면'을 최초로 만들어 판 중국집 공화춘은 자장면 박물관으로 탈바꿈 됐다.

▲대불호텔 전시관에 가면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가 묵었던 숙소 재현물을 관람할 수 있다.ⓒ데일리굿뉴스

차이나타운을 벗어난 최 소장은 역사 길을 직접 걷고 순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 역사 유적지에는 기독교가 빠지지 않는다"며 "전국 곳곳에는 기독 유산을 간직한 의미 있는 장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신앙 유적지를 찾아 신앙 선조들이 고백했던 신앙을 재해석하고 재발견하는 게 진짜 성지순례"라며 "각종 형태로 정착돼 있는 초기 기독교 신앙을 복원해야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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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1222.jpg  (▲인천 내리교회 전경.ⓒ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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