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 May 20, 2022    전자신문보기
미주한인교계

05/10/22      kidoknews2

한국교회는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정재영 교수

신뢰를 상실한 교회

최근 한 교계 단체가 실시한 ‘교회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 결과는 매우 충격스럽다.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교회 신뢰도는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여 전에도 31.8%로 거의 바닥권이었던 신뢰도가 작년에 20.9%로 하락했는데 그보다도 더 하락하여 18.1%로 나온 것이다. 

개신교인 중 교회를 신뢰한다는 비율도 2년 전보다 더 하락해 절반을 조금 넘은 63.5%였고, 비개신교인 중에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8.8%로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다. 또한 코로나19 전후 한국교회 호감도 변화에 대해 절반 넘는 응답자(52.6%)가 ‘나빠졌다’고 응답해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 방식이 신뢰도를 더 하락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는 개신교와 교회 이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항목에서는 개신교가 1위였고 긍정적인 항목에서는 하위를 차지했다. 가톨릭과 불교는 대체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심지어 대부분의 사찰이 산속에 있는 불교는 ‘친근한’ 이미지와 가까웠는데, 동네마다 없는 곳이 없고 사찰 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국에 많은 수를 가지고 있는 교회는 ‘배타적인’ 이미지가 가장 강했다. 그래서 개신교의 호감도는 25.3%로 불교(66.3%)나 가톨릭(6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원불교(16.2%)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교회는 믿음을 강조하지만 정작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종교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종교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54.1%에 불과했으며, 종교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69.4%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런데 비종교인들은 각각 33.9%와 55.0%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더 적었다.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 이후에 무종교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종교에 대한 관심이 더 줄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무종교인이 증가하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인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과 소득 증가 그리고 여가와 스포츠 등 대체 종교의 발달에다가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무종교인의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종교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33.9%에 불과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51.2%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수록 더 배타적인 개신교

개신교인들은 비종교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인들에 비해서도 종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에 대한 관심은 88.3%로 가장 높았고, 종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94.3%로 가장 높았다. 

다른 조사에서는 개신교인들이 의례(예배) 참여나 경전 읽기, 기도 횟수 등 신앙생활에서도 다른 종교인들을 훨씬 앞서고 있어서 종교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열심히 하면 할수록 배타성이 더 강해지고 사회에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일부 목회자와 개신교인들의 비윤리적 행위가 간혹 문제가 되기도 하고 이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도들이 나름대로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하면 할수록 더 사회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것은 사회에서 말하는 일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다. 열심히 전도하는 것이 배타적으로 보이고, 예배를 잘 드리려고 하는 것이 이기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종교를 필요로 하는 이유를 ‘도덕성’(26.1%)과 ‘공동 선’(20.2%)이라고 응답했는데 개신교는 이 부분에서 매우 미흡다고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문제가 되었을 때 일부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가운데 전염자가 다수 발생했다. 

예배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단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자들은 공동체성을 위해서나 온전한 예배를 위해서도 가능하다면 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염병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개신교 신자들의 행동이 공동 선에 위배되고 매우 이기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려면

이렇게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서 교회가 당장 신뢰를 회복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종교가 되기는 쉽지 않다. 단기간의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사람들은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교회 지도자의 윤리적 삶(50.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따라서 목회자들 스스로 영성뿐만 아니라 윤리적 수준을 높이고 교회 안에서 비윤리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각 교단과 노회 및 지방회에서는 윤리 문제를 일으킨 목회자에 대해서 더 엄격하게 다루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이웃 사랑의 실천이다. 사람들은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82.1%)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활동으로는 이웃 사랑 실천이 6위로 하위로 나타났다. 

그것은 교회의 이웃 사랑을 위한 활동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봉사를 활발하게 하는 종교로는 개신교가 천주교와 큰 차이 없는 2위였지만, 사회봉사를 진정성 있게 종교나 전문성 있게 하는 종교에서는 천주교의 절반 정도밖에 응답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교회가 사회봉사 활동을 하면 전도 목적으로 한다(75.0%)거나 형식적으로 한다(57.4%)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교회가 운영하는 복지관 수나 사회봉사 활동은 천주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전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 입장에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이웃을 사랑하기 때문에 교회에 인도하려고 하는 것이지만 교회 밖 사람들은 이러한 봉사나 섬김 활동도 결국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도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이지만 봉사 활동을 할 때는 전도 목적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스도인의 선한 행동에 감동을 받아서 교회에 나오게 되면 감사한 일이지만 입으로 전도하기 보다 삶의 모습으로 전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이다.

아울러 다른 종교와 지나치게 경쟁하는 모습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받을 길이 없다고 확신하지만 비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는 대화와 설득의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나치게 배타적인 태도를 드러내거나 종교간 경쟁을 하기보다는 선의의 협력을 통해서 종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종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면 멀지 않아 한국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는 종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정재영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70-04 Northern Blvd. #2Fl.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